병원·약국마다 흩어진 건강 기록,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 등장
기록을 모아 보는 일과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일은 별개
달라진 수치나 여러 약 복용은 주치의·약사와 먼저 상의

병원을 여러 곳 다니고 약국도 그때그때 다른 곳을 이용하다 보면, 어르신 본인도 지난 검진 결과나 지금 먹는 약을 정확히 떠올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렇게 흩어진 건강 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건강모아”라는 서비스가 소개되고 있다. 다만 기록을 한눈에 본다고 해서 건강 상태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짚어 둘 필요가 있다.

검진 결과부터 복용 약, 혈압·혈당까지 한 화면에

건강모아에서는 건강검진 결과, 현재 복용 중인 약의 종류와 복용 기록, 혈압과 혈당의 변화, 수면 시간 같은 정보를 모아서 볼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 방식이어서,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은 자녀나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이용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기능은 “가족 간 건강정보 공유”다. 어르신이 동의하면 떨어져 사는 자녀도 부모의 검진 결과나 복용 약 정보를 함께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디지털 효도”라는 말도 나온다. 진료실 밖, 집 안에서도 가족이 함께 건강 변화를 살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기록을 보는 것과 진단을 받는 것은 다르다

기록이 한곳에 모이면 평소와 다른 변화를 일찍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혈압이 조금씩 오르거나, 혈당 조절이 예전 같지 않거나, 뚜렷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어드는 일은 때로 건강 이상의 신호일 수 있다.

그러나 화면 속 숫자가 달라졌다는 사실과 그것이 병이라는 판단은 별개다. 수치 하나가 바뀌었다고 혼자 걱정하거나, 반대로 괜찮겠지 하고 넘기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변화가 보이면 그 기록을 들고 주치의에게 보여 주고 정확한 진찰을 받는 것이 순서다. 서비스는 기록을 정리해 주는 도구일 뿐, 의사의 진료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여러 약을 먹는 어르신이라면 더 쓸모 있다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 당뇨, 관절 질환 등으로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이 늘어난다. 이 경우 약물 상호작용(두 가지 이상의 약이 서로 효과를 높이거나 떨어뜨리는 현상)이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지금 먹는 약을 한눈에 정리해 두는 것만으로도 상담에 도움이 된다.

다만 약 목록을 확인했다고 해서 복용량을 스스로 줄이거나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 먹기 불편한 약이 있거나 비슷한 약이 겹쳐 보인다면, 건강모아에 정리된 목록을 주치의나 약사에게 보여 주고 함께 검토받을 필요가 있다.

반면 다니는 병원이 한 곳뿐이고 복용 약도 거의 없는 어르신이라면 당장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정기 검진 결과를 해마다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 살펴볼 만하다.

가족과 함께 확인하고, 궁금한 점은 전문가에게

스마트폰이 낯선 어르신은 자녀와 함께 처음 가입과 사용법을 익히고, 가족 공유 기능을 켤지 여부도 함께 의논하는 것이 좋다. 건강 정보는 민감한 개인 정보이므로 누구와 어디까지 나눌지는 어르신 본인의 뜻이 먼저다.

기록은 가끔이라도 꾸준히 들여다보고, 평소와 다른 점이 보이면 메모해 두었다가 진료 때 주치의에게 묻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약에 관한 궁금증은 약사에게, 서비스 이용 방법이나 검진 관련 문의는 가까운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에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