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혈당이 높게 나와 밥상부터 고민하는 어르신이 많다
밥 양 줄이기와 함께 기름과 소금, 식이섬유까지 살피는 것이 혈당 관리의 기본이다
약을 먹거나 만성질환이 있다면 식단을 바꾸기 전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혈당 수치가 높다는 말을 들은 어르신은 흔히 밥부터 반 공기로 줄인다. 혈당이 높으면 곧바로 약을 먹어야 하는지 걱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혈당이 오르기 시작한 단계라면 약보다 먼저 밥상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관리의 여지가 있고, 그 변화는 탄수화물만 줄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높은 혈당이 오래가면 작은 혈관부터 상한다

혈당(혈액 속 포도당)은 몸이 쓰는 에너지의 원천이다. 그러나 혈당이 높은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몸속 작은 혈관이 손상될 수 있고, 이는 눈 건강뿐 아니라 심장과 뇌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혈당이 막 오르기 시작한 시기는 거꾸로 보면 건강을 되돌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때 식습관을 조금씩 고쳐 두면 더 큰 문제로 번지는 것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이 원문의 설명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탄수화물만이 아니라 지방과 소금의 양도 함께 관리 대상이라는 사실이다.

밥 양 줄이기와 혈당 관리는 다르다

탄수화물은 양뿐 아니라 종류도 중요하다. 흰쌀밥보다 잡곡밥이나 통곡물 빵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당이 천천히 오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밥, 빵, 면을 합친 양은 전체 식사량의 절반 정도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권장된다. 설탕이 많은 과자와 단 음료 대신 물이나 차를 마시는 습관도 함께 들일 필요가 있다.

기름은 무조건 피할 대상이 아니라 골라 먹을 대상이다. 고기 비계나 가공식품에 많은 포화지방(굳기 쉬운 동물성 기름)은 줄이고, 불포화지방(상온에서 액체 상태인 식물성 기름 등)을 택하는 것이 혈관에 이로울 수 있다. 조리에는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기름을 쓰고, 간식으로 견과류나 콩류를 조금씩 먹는 방법이 있다.

소금도 혈당 관리와 별개가 아니다. 짠 음식은 혈압을 올리고 혈관 건강을 해칠 수 있어, 혈당이 높은 사람에게는 이중의 부담이 된다. 찌개와 국은 싱겁게 끓이고 반찬 간도 약하게 하되, 고춧가루, 마늘, 양파, 식초 같은 양념으로 맛을 보태면 싱거움을 덜 느낄 수 있다.

식이섬유는 혈당 조절을 돕고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채소, 미역과 다시마 같은 해조류, 잡곡에 많이 들어 있으며, 끼니마다 채소를 넉넉히 곁들이고 당도가 높지 않은 과일을 적당량 먹는 방식이 권장된다.

누구에게나 같은 식단이 맞는 것은 아니다

이런 방법은 혈당이 오르기 시작했거나 평소 식습관을 점검하려는 사람을 위한 일반적인 조언이다. 이미 혈당약이나 인슐린을 쓰는 어르신, 콩팥 질환이나 심장 질환 같은 다른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사정이 다르다. 갑자기 밥 양을 크게 줄이거나 식단을 바꾸면 복용 중인 약과 맞지 않을 수 있어,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한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혈당이 높다고 해서 모두 곧바로 약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약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것과는 별개다. 식단 조절은 진료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진료와 함께 가는 생활 관리로 보는 것이 맞다.

식단을 바꾸기 전 확인할 것

먼저 최근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최근 2~3개월 평균 혈당을 보여 주는 수치)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지금 먹는 약이 있다면 약 이름을 적어 두고, 식사량을 바꿔도 괜찮은지 주치의나 약사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꾸기보다 흰쌀밥에 잡곡 섞기, 국물 싱겁게 하기, 끼니마다 채소 한 접시 더하기처럼 한 가지씩 시작하는 편이 오래 이어 가기 쉽다. 식단 상담이 필요하면 가까운 보건소의 만성질환 관리 프로그램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사후 상담을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