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이 천천히 진행돼 마른 사람도 안심하기 어렵다
식사·걷기·금연·절주와 만성질환 관리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방간”이라는 말은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자주 보는 단어다. 간에 지방이 지나치게 쌓이는 상태를 가리키는데, 같은 일이 췌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다만 몸집이 통통한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여기는 것은 흔한 오해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지방이 늘 수 있고, 마른 체형이라도 생길 수 있다.
소화와 혈당을 함께 맡는 장기
췌장은 위 뒤쪽에 자리한 장기로, 크게 두 가지 일을 한다. 하나는 먹은 음식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를 만드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만드는 일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식사 한 끼가 몸에 쓰이기까지 빠질 수 없는 역할을 맡고 있어 “숨은 일꾼”으로 불린다.
이런 췌장에 지방이 끼면 본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소화 효소가 모자라 식사 뒤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덜 된 느낌이 들 수 있고, 지방이 오래 쌓이면 혈당 조절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상태가 나빠지면 췌장염(췌장에 생기는 염증)이나 그보다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설명도 있다.
증상이 없다는 것과 괜찮다는 것은 다르다
췌장 지방은 아주 천천히 진행돼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몸에 별다른 신호가 없다는 사실이 곧 췌장이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식후 더부룩함이 있다고 해서 모두 췌장 문제로 단정할 수도 없다. 소화불량은 위나 장, 식습관 등 여러 원인에서 생길 수 있어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진료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어르신이다. 평소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꾸준히 관리하는 일이 췌장 부담을 덜어 주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흡연과 과음은 췌장에 해롭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밥상과 걸음에서 시작하는 관리
식사에서는 기름기를 줄이는 것이 첫걸음이다. 삼겹살, 갈비, 튀김, 부침개처럼 기름진 음식은 소화 효소를 많이 필요로 해 췌장을 바쁘게 만들 수 있다. 생선이나 살코기를 중심으로 나물과 채소를 넉넉히 곁들이는 식단이 권장된다. 사탕, 과자, 단 빵, 가공식품처럼 설탕과 나트륨이 많은 음식도 줄이고, 간식은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먹는 방식도 중요하다.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 정해진 시간에 알맞은 양을 먹고, 꼭꼭 씹어 천천히 삼키는 습관이 췌장 부담을 덜 수 있다. 몸을 움직이는 일도 함께 챙길 필요가 있다. 집 근처나 공원을 하루 30분가량 활기차게 걷고, 앉아서 하는 목 돌리기, 어깨 돌리기, 팔다리 스트레칭을 곁들이면 혈액순환과 전반적인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생활을 바꾸기 전 주치의와 먼저 상의
금연과 절주는 혼자 힘으로 어렵다면 주치의와 상의하거나 보건소 금연클리닉 같은 전문 도움을 받는 편이 낫다. 이미 먹는 약이 있는 어르신은 식단이나 운동을 크게 바꾸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에게 먼저 물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검진에서 췌장과 관련된 이상 소견을 들었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담당 의사에게 어떤 상태인지,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생활에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검진 일정이나 결과 상담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가까운 보건소에서도 안내받을 수 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