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차단은 땀과 습기, 비타민 D 부족이라는 다른 문제를 부른다
통풍 되는 양산과 모자, 시간대 조절, 짧은 햇볕 쬐기부터 확인
볕이 강해지는 계절이면 공원 산책길에 챙 넓은 모자와 얼굴 전체를 덮는 가리개를 쓴 어르신을 자주 보게 된다. 자외선 차단제까지 꼼꼼히 바르면 피부를 지키는 데 빈틈이 없어 보인다. 다만 햇볕을 많이 막을수록 피부에 좋다는 생각은 절반만 맞을 수 있다.
덥고 습하게 덮어둔 얼굴, 발진으로 이어진 사례
최근 한 해외 뉴스는 여행 중이던 여성이 얼굴에 붉은 반점과 가려움을 느끼다 결국 발진까지 생겼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여성은 모자와 얼굴 전체를 가리는 마스크,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료한 병원은 얼굴을 오랜 시간 덥고 습한 상태로 가려둔 탓에 피부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봤다.
한 사람의 사례인 만큼 모든 경우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얼굴을 빈틈없이 싸매면 땀이 차고 습기가 머물러 세균이 늘기 쉬운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가려움이나 붉어짐이 나타나고, 심하면 피부염(피부에 생기는 염증)으로 번질 수 있다. 나이가 들면 피부가 얇아지고 예민해지는 만큼 어르신에게는 더 신경 쓸 대목이다.
자외선 차단과 햇볕 완전 차단은 다르다
강한 자외선을 피하는 일과 햇볕을 아예 받지 않는 일은 별개다. 비타민 D는 햇볕을 받은 피부에서 만들어져 흔히 “햇볕 비타민”으로 불리는데, 뼈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뼈가 약해지면 넘어졌을 때 골절 같은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쉬워, 어르신에게 비타민 D는 일상을 지키는 영양소이기도 하다.
비타민 D는 면역 기능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으로도 보충할 수 있지만, 적당한 햇볕을 쬐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결국 햇볕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강한 볕은 피하고 약한 볕은 적당히 받는 균형이 필요하다.
양산과 모자, 시간대 조절이 먼저다
얼굴을 통째로 덮는 가리개보다는 바람이 잘 통하는 양산이나 챙 넓은 모자가 낫다는 조언이 많다. 볕은 가리면서도 피부가 답답하지 않고, 양산은 그늘을 만들어 더위를 덜어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모자는 머리를 꽉 조이는 것보다 바람이 드나드는 소재를 고르는 편이 좋다.
햇볕은 보통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 가장 강하다. 이 시간에는 바깥 활동을 줄이고 실내에서 쉬는 것이 바람직하며,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은 이른 아침이나 해가 기우는 늦은 오후로 옮기는 방법이 있다. 피할 수 없는 외출이라면 양산이나 모자를 챙기는 것이 기본이다.
비타민 D를 위해서는 하루 15~30분가량, 볕이 덜 뜨거운 오전 9~10시나 오후 4~5시 이후에 팔과 다리 같은 부위에 햇볕을 가볍게 쬐는 방법이 권장된다. 옷이나 차단제 없이 맨살에 받을 때 비타민 D가 더 잘 만들어진다. 다만 피부가 약한 어르신은 이 시간을 더 짧게 잡는 것이 안전하다.
약을 여럿 먹는 어르신은 미리 물어봐야
외출 뒤에는 피부가 평소보다 가렵거나 붉어지지 않았는지, 작은 발진이 돋지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상이 보이면 세게 문지르지 말고 시원하게 진정시킨 뒤, 얼굴을 가리는 정도를 줄여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불편함이 계속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은 피부가 햇볕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햇볕 쬐는 시간을 늘리거나 차단 방법을 바꾸기 전에 복용 중인 약을 주치의나 약사에게 보여주고, 햇볕에 주의할 약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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