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스트레스·생활 습관·통증·수면무호흡 등 원인은 여러 가지다
2주 넘게 이어지면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밤은 아직 깊은데 새벽 3시에서 5시 사이 눈이 번쩍 떠지고, 뒤척이다 맞은 아침은 오히려 더 피곤하다. 이런 일을 겪는 어르신은 흔히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며 넘기곤 한다. 다만 새벽에 깨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단순한 노화만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잠들기 어려운 불면과 새벽 각성은 다르다

이른 새벽에 저절로 잠이 깨는 현상은 “새벽 각성”이라고 부른다. 처음부터 잠이 들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와는 모습이 조금 다르다. 잠은 들었지만 너무 일찍 깨고, 그 뒤로 다시 잠들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낮 동안 쌓인 스트레스, 들쑥날쑥한 잠자리 시간, 불편한 잠자리, 몸의 통증이 대표적이다. 저녁 늦게 마신 커피 같은 카페인 음료나 밤중에 자주 화장실을 가야 하는 문제도 새벽잠을 깨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코르티솔 리듬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몸에는 코르티솔(몸이 깨어 활동하도록 돕는 호르몬)이 있다. 이 호르몬은 보통 새벽부터 조금씩 늘어나 아침 활동을 준비시킨다. 그런데 스트레스나 잠 부족이 오래 이어지면 이 리듬이 흐트러지면서 새벽에 잠이 깨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새벽에 깨는 일을 모두 호르몬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자는 동안 숨이 멎었다가 다시 쉬기를 반복하는 수면무호흡증(잠자는 중 호흡이 자주 끊기는 병)이나 다른 몸의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다. 호르몬 리듬의 흐트러짐과 질병으로 인한 각성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원인을 가려 보는 일이 먼저다.

생활 습관부터 점검해 볼 사람, 진료가 필요한 사람

가끔 새벽에 깨더라도 낮 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생활 습관을 먼저 다듬어 볼 수 있다. 주말에도 비슷한 시각에 눕고 일어나는 것, 잠들기 한두 시간 전부터 스마트폰과 TV를 멀리하는 것이 기본으로 꼽힌다. 화면 불빛이 깊은 잠을 방해할 수 있어서다.

잠들기 전 카페인 없는 따뜻한 허브차나 우유 한 잔은 몸을 편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양이 많으면 밤중에 화장실을 찾게 되므로 적당히 마실 필요가 있다. 낮잠은 20분 안팎으로 짧게 자는 편이 낫고, 그보다 길면 밤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낮에 햇볕을 쬐며 걷거나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것도 밤잠에 보탬이 되지만, 잠들기 직전의 힘든 운동은 오히려 잠을 쫓을 수 있어 저녁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

반면 새벽 각성이 2주 넘게 이어지거나 낮에도 몹시 피곤하고 집중이 어렵다면 습관 조절만으로 버티기보다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자는 동안 숨을 고르게 쉬지 못한다는 말을 가족에게 들었다면 더욱 그렇다.

약을 먹고 있다면 먼저 확인할 것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생활 습관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먹는 약과 차, 운동, 잠자는 시간 같은 습관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료를 받을 때는 몇 시쯤 깨는지, 얼마나 자주 그러는지, 깬 뒤 다시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낮의 피로와 코골이 여부를 미리 적어 가면 상담이 수월해진다. 새벽 각성이 계속된다면 주치의에게 수면무호흡증 같은 원인 확인이 필요한지 묻고, 먹는 약에 관해서는 약사에게도 함께 물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