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세지는 철이면 묵은 선크림을 다시 꺼내 쓰는 일이 흔하다
포장을 뜯기 전 유통기한과 개봉 뒤 사용 기간은 서로 다른 기준이다
용기 뒷면 숫자와 내용물의 색·질감 변화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외출 준비를 하다 화장대 서랍에서 지난여름 쓰다 만 선크림을 발견하는 어르신이 많다. 양이 꽤 남아 있으면 버리기 아깝고, 그냥 발라도 되는지 망설이게 된다. 다만 냄새나 겉모습이 멀쩡하다고 해서 자외선을 막아 주는 힘까지 그대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유통기한과 개봉 후 사용 기간은 다르다

흔히 알려진 바로는 포장을 뜯지 않은 선크림은 대체로 2~3년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그런데 뚜껑을 한 번 열고 나면 사정이 바뀐다. 공기와 열, 손끝에 묻은 이물질이 계속 닿으면서 내용물이 조금씩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봉한 제품은 상자에 찍힌 유통기한보다 이른 시점에 다 쓰는 편이 바람직하다. 그 기준을 알려 주는 것이 용기 뒷면에 있는 뚜껑 열린 작은 단지 그림이다. 그림 옆에 “6M”이라고 적혀 있으면 개봉 후 6개월, “12M”이면 12개월 안에 쓰라는 뜻이다.

이 기간을 넘긴 제품은 자외선 차단 성분이 제구실을 못 할 수 있다. 겉으로는 똑같이 발랐어도 햇볕이 피부에 그대로 닿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발랐으니 괜찮다”는 생각과 실제 차단 효과는 별개다.

표시를 읽기 어렵다면 색과 질감으로 판단

제품에 따라 단지 그림이 없거나 글씨가 너무 작아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때는 내용물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방법이다. 색이 누렇게 바뀌었거나, 처음보다 묽어졌거나, 덩어리가 생겨 바를 때 껄끄럽다면 쓰지 않는 것이 낫다.

어디에 두었는지도 따져 볼 대목이다. 볕이 잘 드는 창가, 한여름 자동차 안처럼 뜨거운 곳에 오래 놓였던 제품은 더 빨리 변질될 수 있다. 남은 양이 아깝더라도 상태가 미심쩍다면 새 제품으로 바꾸는 쪽이 피부에는 안전하다.

보관 습관과 바르는 방법도 효과를 좌우한다

새 선크림을 처음 여는 날 용기에 날짜를 적어 두면 언제까지 쓸 수 있는지 헷갈리지 않는다. 사용한 뒤에는 뚜껑을 단단히 닫아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하고,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바르는 시점과 양도 중요하다. 외출하기 20~30분 전, 얼굴뿐 아니라 목과 귀, 손등처럼 햇볕에 드러나는 부위까지 넉넉히 펴 바르는 것이 권장된다. 바깥에 오래 머물 때는 2~3시간 간격으로 덧바르고, 땀을 많이 흘렸거나 물에 들어갔다면 더 자주 바를 필요가 있다.

구름 낀 날이나 집 안에 있는 날에도 자외선은 피부에 닿을 수 있다. 계절과 날씨를 가리지 않고 매일 바르는 습관이 피부를 오래 지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복용 약이나 피부 질환이 있다면 먼저 상의

개봉 기간을 지키고 제대로 보관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기본 수칙이다. 다만 꾸준히 먹는 약이 있거나 피부 질환을 앓는 어르신은 경우가 다르다. 이런 경우에는 새 선크림을 쓰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우선 집에 있는 선크림을 꺼내 용기 뒷면의 숫자와 개봉 시기를 맞춰 보고, 색과 질감이 변하지 않았는지 살펴본다. 기간이 지났거나 상태가 의심스러우면 새것으로 바꾼다. 어떤 제품이 맞는지, 지금 먹는 약과 함께 써도 되는지는 가까운 약국의 약사나 피부과 의사에게 물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