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제철 보랏빛 과일과 채소에는 항산화 색소가 풍부하다
몸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식품이지만 약이나 치료와는 별개다
껍질째 골고루 먹되 복용 약이 있으면 주치의·약사와 먼저 상의

한여름 시장 좌판에는 짙은 자줏빛 자두와 포도, 블루베리가 수북이 쌓인다. 보라색 과일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는 익숙하지만, 어떤 성분이 어디에 좋은지, 얼마나 먹어도 괜찮은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몸에 좋은 음식이니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생각은 맞지 않을 수 있고, 약을 꾸준히 먹는 어르신이라면 먼저 따져볼 부분이 있다.

보랏빛을 내는 성분, 안토시아닌

보라색 과일과 채소의 색은 주로 안토시아닌(식물이 스스로 만드는 색소 성분)에서 비롯된다. 이 성분은 활성산소(몸속에서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는 불안정한 산소)에 맞서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이 녹스는 것을 막는 보호막과 비슷한 역할이라고 설명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눈 건강과 뇌 기능 유지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염증을 누그러뜨리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는 식품 성분이 지닌 일반적인 성질을 말하는 것이며, 특정 질병을 막거나 치료한다는 의미와는 별개다.

같은 보라색이라도 담긴 성분은 다르다

자두는 익어 갈수록 빛깔이 진해지고 이로운 성분도 함께 늘어나는데, 영양분이 껍질 쪽에 많아 깨끗이 씻어 껍질째 먹는 것이 권해진다. 포도에는 안토시아닌 외에 레스베라트롤(포도 껍질 등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의 한 종류)이 있어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블루베리, 블랙베리, 오디 같은 베리류는 항산화 작용과 더불어 기억력 등 인지 기능 유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체리는 혈관과 관절 건강에 이로운 과일로, 자색 감자는 보통 감자보다 안토시아닌이 많은 식품으로 꼽힌다. 비트의 붉은 빛은 안토시아닌이 아니라 베타레인(비트에 든 붉은 색소이자 항산화 성분)에서 나오며, 심장과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겉보기 색이 비슷해도 성분과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식품마다 다르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껍질째, 살짝 익혀, 여러 가지를

자두와 포도, 체리, 블루베리는 여름에 가장 신선하고 맛이 좋다. 제철에 나는 식품은 영양과 맛을 함께 챙길 수 있어 장을 볼 때 눈여겨볼 만하다. 안토시아닌이 껍질에 많이 모여 있으므로 과일은 흐르는 물에 씻어 껍질째 먹고, 자색 감자도 껍질을 벗기지 않고 찌는 편이 낫다.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샐러드에 넣거나 요거트에 곁들여도 무방하다. 비트와 자색 감자는 오래 끓이거나 볶기보다 찌거나 짧게 익혀야 영양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한 가지 식품만 많이 먹기보다 여러 빛깔의 채소와 과일을 고루 섞는 쪽이 균형 잡힌 식단에 가깝다.

약을 복용하는 어르신은 먼저 확인해야

건강한 사람이 끼니마다 과일과 채소를 적당량 곁들이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꾸준히 약을 먹는 어르신은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일부 식품은 특정 약의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평소 잘 먹지 않던 식품을 갑자기 많이 먹기 시작할 때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과일에는 당분도 있으므로 혈당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먹는 양을 살펴야 한다.

특정 식품을 식단에 크게 늘릴 계획이라면 먼저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복용 중인 약 이름을 적어 약국을 찾아 약사에게 함께 먹어도 되는지 물어보는 방법도 있다. 식단 전반에 대한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에서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