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면 가라앉는 부종과 판막 이상으로 피가 고이는 하지정맥류는 원인이 다르다
자주 걷고 다리를 높이 두되 혈관이 튀어나오면 전문의 상담부터
한여름 저녁이면 종아리가 돌덩이처럼 무겁고, 잠자리에 들면 쥐가 나 몇 번씩 깨는 어르신이 많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헷갈리기 쉽다. 다만 이런 증상을 단순한 피로로만 넘기면 하지정맥류(다리 정맥이 늘어나 피가 고이는 질환)를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다리 정맥 속 “작은 문”이 약해지면 생긴다
온몸을 돈 혈액은 정맥을 타고 심장으로 되돌아간다. 다리처럼 심장보다 낮은 곳에서는 피가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므로, 정맥 안의 판막(혈관 속에서 피가 한쪽으로만 흐르게 하는 작은 문)이 역류를 막아 준다. 이 판막이 헐거워지거나 손상되면 피가 아래로 되밀리거나 다리에 머물게 된다.
머문 피는 혈관 벽을 안쪽에서 밀어 늘어나게 하고, 진행되면 피부 위로 핏줄이 구불구불 솟아오르기도 한다. 물길이 막혀 웅덩이가 생기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 상태를 하지정맥류라고 부른다.
여름에는 더위 때문에 혈관이 평소보다 느슨하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피가 다리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붓기, 무거움, 저림이 더 뚜렷하게 느껴질 수 있다. 증상이 계절에 따라 오르내리는 만큼 여름은 다리 상태를 눈여겨볼 만한 때다.
쉬면 가라앉는 붓기와 반복되는 붓기는 다르다
오래 서서 일했거나 평소보다 많이 걸은 날 다리가 붓는 것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쉬고 나면 가라앉는 일시적인 부종과, 판막 이상 때문에 되풀이되는 하지정맥류는 출발점이 다르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비슷해 혼자서 둘을 가려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정맥류는 초기에 큰 통증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시간이 흐르면 핏줄이 더 굵어지고 피부색이 변할 수 있으며, 심하면 염증이나 궤양(피부가 헐어 생기는 상처) 같은 합병증으로 번질 수도 있다. 붓기와 저림이 자주 반복되는 어르신, 핏줄이 눈에 띄게 튀어나온 어르신이라면 피로와는 별개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종아리 펌프를 움직이는 생활 습관
종아리 근육은 수축할 때마다 다리의 피를 위로 짜 올리는 펌프 노릇을 한다. 한자리에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30분에 한 번쯤 일어나 걷거나 발목을 돌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하루 30분 남짓 꾸준히 걷는 것도 권할 만하다.
쉴 때는 베개나 쿠션을 받쳐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면 피가 고이는 것을 덜 수 있다. 다리를 조이는 옷, 양말, 신발은 피하는 편이 낫다. 붓기가 심할 때 압박 스타킹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신을지 여부는 주치의와 상의해 정할 필요가 있다.
체중이 늘면 다리 혈관이 받는 부담도 커질 수 있어 알맞은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짜고 매운 음식은 몸을 붓게 할 수 있으므로 간을 싱겁게 하고, 담배와 술을 멀리하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고루 먹는 식단이 권장된다.
붓기와 통증이 계속되면 병원부터 확인
생활 습관 관리는 예방과 증상 완화에 보탬이 될 수 있지만, 이미 진행된 하지정맥류를 고쳐 주는 치료와는 별개다. 붓기와 통증이 이어지거나 피부 밖으로 핏줄이 울퉁불퉁 드러난다면 가까운 병원에서 전문의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일찍 진단받을수록 상태에 맞는 방법을 고르기 쉽다.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만성 질환을 앓는 어르신은 새 운동이나 압박 스타킹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의논하는 것이 안전하다. 언제 증상이 심해지는지, 쉬면 가라앉는지를 적어 두었다가 진료 때 보여 주면 상담이 수월해진다. 병원 방문이 부담스럽다면 가까운 보건소에서 먼저 건강 상담을 받아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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