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된 것과 곧 터질 위험이 큰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혈압과 흡연 관리부터 챙기고 가족력이 있으면 주치의와 검진을 상의한다
머리가 조금만 아파도 “뇌에 무슨 탈이 난 것은 아닐까” 하고 마음을 졸이는 어르신이 많다. 그럴 때 자주 떠올리는 병이 뇌동맥류다. 다만 뇌동맥류는 평소의 두통으로 미리 알아챌 수 있는 병이 아니며, 터지기 전에는 대개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흔한 생각과 다르다.
조용히 부푸는 혈관 속 “혹”
뇌동맥류(뇌혈관 벽의 약해진 부분이 바깥쪽으로 불룩하게 부푼 상태)는 흔히 풍선 표면에 생긴 작은 혹에 빗대어 설명된다. 부푼 자리가 멀쩡한 동안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본인도 모른 채 지내는 일이 많다. “머릿속 시한폭탄”이라는 별명도 이런 특성에서 나왔다.
위험해지는 순간은 동맥류가 터졌을 때다. 이때는 느닷없이 매우 심한 두통이 오고 뇌 안에 피가 고이면서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한편 요즘은 건강검진을 받다가 터지기 전 단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있다”와 “곧 터진다”는 다르다
검사에서 뇌동맥류가 보였다는 사실이 곧 당장 터질 위험이 크다는 뜻은 아니다. 일찍 발견되면 주치의와 함께 경과를 지켜볼지, 치료를 받을지 따져 볼 여유가 생긴다. 막연히 겁을 먹기보다 관리 계획을 세우는 편이 현실적인 대응일 수 있다.
관리의 첫째 과제는 혈압이다. 높은 혈압은 동맥류가 새로 생기거나 이미 있던 동맥류가 터질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약을 먹는 어르신이라면 처방대로 거르지 않고 복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혈압이 정상인 사람도 때때로 재 보면서 짜지 않은 식사와 걷기, 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이어 갈 필요가 있다.
담배는 혈관을 상하게 하는 대표적인 습관으로 꼽힌다. 뇌동맥류는 물론 여러 혈관 질환에 해롭다고 알려져 있어 흡연 중이라면 끊을 이유가 충분하다. 술을 줄이고 하루 7~8시간가량 넉넉히 자며 몸을 무리하게 쓰지 않는 생활도 혈관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검진 상담이 필요한 사람과 서둘러야 할 때
누구나 뇌혈관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고혈압, 당뇨처럼 혈관에 부담을 주는 병을 앓는 어르신이나 가족 중에 뇌동맥류, 뇌졸중(뇌경색과 뇌출혈을 함께 이르는 말)을 겪은 사람이 있는 어르신은 주치의와 검진 여부를 의논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위험 요인이 없다면 우선 혈압과 생활 습관을 다잡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
늘 겪던 가벼운 두통과 평생 처음 겪는 극심한 두통은 구분해야 한다. 머리가 깨질 듯한 통증이 갑자기 시작되거나 구토, 의식 흐림이 함께 나타나면 참고 기다릴 일이 아니며 곧장 병원으로 가야 한다. 이럴 때는 119에 연락해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미리 확인하고 물어볼 것
우선 최근 혈압 수치와 고혈압약을 제대로 먹고 있는지 점검하고, 가족 가운데 뇌혈관 질환을 앓은 사람이 있는지 적어 두면 좋다. 진료 때는 주치의에게 뇌혈관 검진이 필요한지, 목표 혈압은 어느 정도인지 물어볼 수 있다. 혼자 담배를 끊기 어렵다면 주치의와 금연 방법을 상의하고, 지난 건강검진 결과지도 함께 챙겨 가면 상담에 도움이 된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