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먹은 알부민은 소화되며 아미노산으로 쪼개진다
검사 수치가 낮다면 제품보다 원인 확인과 식사 점검이 먼저다
기운이 없다고 느끼는 어르신에게 “활력”과 “기력”을 내건 알부민 제품 광고는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한 병 먹으면 몸속 알부민이 채워질 것 같은 기대를 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혈액 속에서 제 역할을 하는 알부민과 병이나 포장에 담긴 알부민은 몸 안에서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알부민은 간이 만드는 혈액 단백질이다
알부민은 간에서 만들어지며 혈액 속 단백질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다. 혈관 안과 밖의 수분 균형을 맞추는 데 관여하고, 호르몬과 약물 같은 물질을 붙잡아 필요한 곳까지 운반하는 일도 한다.
그래서 병원은 혈액 검사에서 나온 알부민 수치를 영양 상태를 짐작하는 여러 지표 가운데 하나로 활용한다. 수치가 기준보다 낮으면 먹는 양이 부족한지, 다른 병이 있는지 따져 보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먹는 알부민과 몸속 알부민은 다르다
제품으로 먹은 알부민은 모양을 유지한 채 혈관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위와 장을 지나며 소화 효소에 의해 아미노산(단백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구성 단위)으로 분해되고, 몸은 이 재료를 모아 그때그때 필요한 단백질을 새로 짓는다. 집을 허물어 나온 벽돌을 다른 건물에 다시 쓰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렇게 보면 알부민 제품도 몸 안에서는 고기, 생선, 달걀, 두부에서 얻는 단백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재료가 된다. 따라서 건강한 어르신이 알부민 제품을 먹는다고 해서 일반 단백질 식품보다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제품 이름에 붙은 “알부민”과 혈액 검사에서 재는 알부민은 별개다.
제품이 어떤 식품으로 분류됐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중에 나온 알부민 제품 중에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 식품이나 기타가공품으로 신고된 것이 많다. 효능을 따로 검증받은 제품이 아니라면 광고 문구보다는 실제 단백질 함량과 가격을 견줘 보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 될 수 있다.
수치가 낮은 사람과 건강한 사람은 다르다
혈액 검사에서 저알부민혈증(혈액 속 알부민이 정상보다 적은 상태) 판정을 받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서 생길 수도 있지만, 염증과 감염, 간이나 신장 질환, 심장병, 암 등 다른 질환이 배경에 있을 수도 있다. 이때 원인은 그대로 둔 채 제품만 먹어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
특별한 병 없이 식사를 고르게 하는 어르신이라면 값비싼 제품을 따로 챙길 필요는 크지 않다. 살코기, 생선, 달걀, 두부와 콩, 우유와 요구르트처럼 가까이 있는 식품으로 단백질을 나눠 먹는 쪽이 더 중요하다. 세끼마다 단백질 반찬 한두 가지를 곁들이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으로 여러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은 한층 조심할 필요가 있다. 새로 시작한 건강식품의 일부 성분이 약의 작용에 영향을 주거나 몸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을 사기 전에 확인할 것
건강검진 결과지에 알부민 수치가 낮게 적혀 있다면 제품을 고르기 전에 진료를 받아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진료실에서는 요즘 식사량이 줄었는지, 체중이 빠졌는지,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를 함께 이야기하면 원인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알부민 제품을 비롯한 건강식품을 먹기 전에 주치의나 단골 약사에게 함께 먹어도 괜찮은지 물어보는 것이 안전하다. 식사만으로 단백질을 챙기기 어려운 형편이라면 가까운 보건소의 영양 상담을 받아 보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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