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에는 음식이 빨리 상해 식중독 위험이 커진다
회복력이 약한 어르신은 설사·구토가 곧 탈수로 번질 수 있다
손 씻기와 음식 보관 습관을 점검하고 증상이 길어지면 진료부터 받아야 한다

한낮에 차려 두었던 반찬을 저녁상에 다시 올렸다가 밤새 배를 움켜쥐는 일은 여름마다 되풀이된다. 많은 사람이 이를 하루쯤 지나면 가라앉는 가벼운 “배앓이”로 여긴다. 다만 설사와 구토가 거세지거나 며칠씩 이어진다면 식중독일 가능성이 있어, 어르신의 경우 한층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온다습한 여름, 세균이 불어나기 좋은 계절

여름철에는 기온과 습도가 함께 올라 음식이 상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세균이 이런 조건에서 빠르게 늘어나며, 냄새나 겉모습이 멀쩡한 음식에도 들어 있을 수 있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식중독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되풀이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냉장고 속 음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도 아니다. 차가운 온도는 세균이 자라는 속도를 더디게 만들 뿐, 이미 붙은 세균을 모두 죽이지는 못한다. 냉장 보관을 했다는 사실과 그 음식이 안전하다는 것은 별개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단순 배탈과 식중독은 다르다

갑자기 배가 아프고 설사나 구토를 하는 것은 가벼운 배탈에서도 흔히 보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증상이 갈수록 심해지거나 여러 날 이어지고 열까지 떨어지지 않는다면 식중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으로 둘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아, 혼자 결론을 내리기보다 경과를 지켜보며 의료진의 판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어르신은 젊은 층에 비해 몸이 회복하는 힘이 약해, 설사와 구토가 반복되면 탈수(몸속 수분이 지나치게 빠져나간 상태)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날마다 약을 복용하는 어르신이라면 같은 증상에도 더 조심스럽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증상이 약하고 금방 잦아든다면 물을 넉넉히 마시면서 몸 상태를 지켜보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다.

손 씻기와 보관 습관부터 확인

식중독은 일상의 작은 습관만 바꿔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출발점은 손 씻기로, 조리 전후와 식사 전에 비누로 30초 이상 씻는 방법이 권장된다. 손바닥뿐 아니라 손등과 손가락 사이까지 문지른 뒤 흐르는 물로 충분히 헹궈야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기와 생선은 속까지 완전히 익히고, 만든 음식은 가능한 한 빨리 먹는 편이 좋다. 먹고 남은 음식은 뜨거운 김이 빠지는 대로 냉장고에 넣고, 다시 먹을 때는 충분히 데워야 한다. 냉장고도 자주 정리하고, 유통기한이나 소비기한을 넘긴 음식은 아깝더라도 버리는 것이 낫다.

날고기와 생선은 밀폐 용기에 담아 다른 음식과 닿지 않도록 따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칼과 도마를 채소용과 고기용으로 나눠 쓰면 교차 오염(날재료에 있던 세균이 다른 음식으로 옮겨 가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지사제보다 먼저 살펴야 할 것

설사가 심하다는 이유로 지사제(설사를 멎게 하는 약)부터 먹는 것은 오히려 몸에 해가 될 수 있다. 평소 다른 약을 복용 중이라면 약끼리 서로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어 더 신중해야 한다. 약을 먹기 전에 지금 복용하는 약과 증상을 의사나 약사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바른 순서다.

설사나 구토가 점점 심해지거나 열이 가라앉지 않으면 버티지 말고 가까운 병원이나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무엇을 언제 먹은 뒤 증상이 시작됐는지, 하루 몇 차례 설사와 구토를 했는지 메모해 가면 진료에 도움이 된다. 복용 중인 약에 관한 궁금증은 동네 약국 약사에게, 여름철 위생 관리 방법은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