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은 치료약과 다르고 먹는 약과의 관계도 살펴야
두뇌 쓰기·걷기·고른 식사·대화를 먼저 챙기고 필요하면 검사
돋보기를 손에 쥐고도 찾아 헤매거나, 전날 나눈 이야기가 금방 떠오르지 않는 경험은 나이가 들면서 누구에게나 늘어난다. 이런 변화가 생기면 기억력에 좋다는 영양제부터 찾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다만 제품 하나로 깜빡함을 해결하기는 어렵고, 날마다 이어지는 생활 습관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은 흔히 간과된다.
뇌세포 막의 재료, 포스파티딜세린
뇌 건강 제품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 이름이 포스파티딜세린(뇌세포를 감싸는 막을 이루는 인지질의 한 종류)이다. 뇌를 구성하는 주요 재료 중 하나로 알려져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 성분을 꾸준히 먹은 어르신에게서 기억력과 인지 기능(생각하고 판단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나아졌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물건 둔 곳을 떠올리거나 새 정보를 익히는 일이 조금 수월해졌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일부 연구의 관찰이어서 누구에게나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고, 건강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포스파티딜세린은 주로 콩에서 얻지만 평소 밥상만으로 충분한 양을 채우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으로 나온 제품이 많고, 고를 때는 콩 추출 원료인지, 유전자를 바꾸지 않은 “비유전자변형(Non-GMO)” 원료인지 표시를 확인해 볼 수 있다. 기억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진 은행잎 추출물을 더한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영양제와 치료약은 다르다
건강기능식품은 병을 치료하는 의약품과는 별개다. 기억력이 걱정되는데도 제품에만 기대고 병원 방문을 미루면, 진료가 필요한 변화를 뒤늦게 발견할 수 있다.
이미 여러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포스파티딜세린이나 은행잎 추출물이 복용 중인 약과 어떻게 어울릴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서, 먹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에게 함께 먹어도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복용 중인 약 이름을 적은 목록이나 약 봉투를 챙겨 가면 상담이 한결 정확해진다.
머리 쓰기, 걷기, 고른 식사, 대화
특정 성분보다 꾸준한 생활 습관이 뇌 건강에 더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많다. 먼저 뇌를 자주 쓰는 것이다. 텔레비전을 멍하니 보는 시간을 줄이고, 신문이나 책을 소리 내어 읽거나 퍼즐과 십자말풀이를 풀고, 뜨개질이나 그림처럼 손과 머리를 함께 쓰는 취미를 새로 배우는 일이 신경 연결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몸을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 힘든 운동이 아니어도 하루 30분가량 가볍게 걸으면 혈액 흐름이 좋아져 뇌에 산소가 잘 전해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무릎이나 허리가 아픈 어르신은 의자에 앉아서 하는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로 시작해 볼 수 있다.
식사는 채소, 과일, 생선, 콩류를 골고루 담고 색이 짙은 채소와 과일을 자주 곁들이되, 짜고 달고 기름진 음식은 줄이는 편이 좋다. 사람들과의 교류도 빼놓을 수 없다. 가족이나 친구와 자주 연락하며 웃고 이야기하는 시간, 경로당이나 노인대학에서 새 사람을 만나는 경험은 뇌에 자극이 되고 외로움을 덜어 줄 수 있다.
깜빡함이 잦아지면 검사부터
이따금 물건 둔 곳을 잊는 수준이라면 생활 습관을 고치는 데서 출발해도 된다. 하지만 깜빡하는 일이 눈에 띄게 늘거나 약속, 돈 계산, 길 찾기처럼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라면 단순한 노화와는 다를 수 있어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기억력이 걱정되는 어르신은 가까운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에서 인지 기능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영양제 복용을 고민한다면 지금 먹는 약을 정리해 주치의나 약사와 먼저 상의하고, 걷기와 대화 같은 작은 습관을 하나씩 일상에 들이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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