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리는 운동이 부담스러워 뇌 건강 챙기기를 미루는 어르신이 많다
짧고 가벼운 움직임도 뇌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치매를 막아 주는 것과는 별개다
지병이 있으면 주치의와 상의한 뒤 생활 속 작은 동작부터 시작한다

텔레비전 앞에 오래 앉아 있다가 “운동을 해야 머리도 맑아진다”는 말을 떠올리지만, 막상 운동복을 챙겨 나설 엄두는 나지 않는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뇌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뇌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몸을 조금 움직인다고 치매가 예방된다는 식의 기대는 지나친 해석이다.

움직임이 뇌에 닿는 길은 혈액순환

뇌는 기억과 판단, 감정, 몸의 움직임까지 두루 관장하는 기관이다. 그만큼 많은 에너지와 산소를 쉼 없이 필요로 한다. 몸을 움직이면 온몸의 혈액순환이 나아지고, 뇌로 전달되는 혈액과 산소, 영양분의 흐름도 함께 원활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신체 활동이 기억력과 집중력, 기분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몸을 움직이면 뇌에서 신경세포(뇌 속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세포)의 성장을 돕는 물질과 기분을 끌어올리는 물질이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꾸준한 활동이 알츠하이머성 치매(기억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대표적인 치매) 예방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짧은 활동의 효과, 어디까지 믿을까

주목받는 부분은 활동 시간이 길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아주 짧은 움직임이 30분간 힘차게 달리는 것에 버금가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도 있다. 이렇게 짧게 움직인 효과가 뇌에 최대 이틀까지 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하지만 한 번의 짧은 움직임과 몸에 밴 운동 습관은 다르다. 효과가 이틀 남짓 이어진다는 말은 반대로 보면 계속 움직여야 그 효과가 유지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운동이 치매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과 운동만으로 치매를 피할 수 있다는 것도 서로 다른 이야기다. 몸을 움직인 뒤 머리가 개운해지는 느낌 역시 사람마다 정도가 다를 수 있다.

따로 시간 내지 않아도 되는 생활 속 동작

전문가들은 억지로 하는 운동보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몸을 쓰는 습관을 권한다. 앉아서 텔레비전을 볼 때 발목 돌리기, 손가락 움직이기, 어깨를 뒤로 돌려 가슴 펴기, 목을 좌우로 천천히 기울이기 같은 동작만으로도 굳은 몸이 풀리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광고 시간이나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 잠깐을 활용하면 부담이 적다.

밥을 먹은 뒤 곧장 앉기보다 집 근처 골목이나 아파트 단지를 10~15분가량 느긋하게 걷는 방법도 있다. 걷기는 뇌의 산소 공급을 돕고 스트레스를 덜어 기분 전환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나 쉬는 틈에 두 팔을 머리 위로 뻗고 몸통을 양옆으로 기울이는 기지개도 온몸의 근육을 깨우는 데 좋다.

엘리베이터 대신 한두 층만 계단을 오르는 습관은 다리 근육과 심폐 기능(심장과 폐가 산소를 받아들이고 온몸에 보내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처음에는 낮은 층에서 시작하고, 난간을 꼭 잡고 천천히 오르내릴 필요가 있다.

조심해야 할 사람과 먼저 물어볼 곳

무릎이 아프거나 심장 질환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계단 오르기처럼 몸에 부담을 주는 활동은 무리하지 않는 편이 낫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복용 중이거나 지병이 있는 경우에도 같은 동작이 다르게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움직이는 중에 통증이나 어지럼증이 생기거나 숨이 지나치게 차오르면 즉시 멈추는 것이 안전하다.

새로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주치의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동작과 강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먹고 있는 약과 운동 사이에 조심할 점은 약사에게 물어볼 수 있다. 혼자 꾸준히 하기 어렵다면 가까운 보건소의 건강증진 프로그램이나 노인복지관 체조 교실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