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이로운 음식과 질환 치료는 별개, 복용 약 따라 조절 필요
골고루 싱겁게 먹고 항응고제 복용자는 주치의·약사와 먼저 상의
아침과 저녁의 기온이 크게 벌어지는 시기가 오면 심장 건강을 걱정하는 어르신이 늘어난다. 값비싼 건강식품보다 날마다 먹는 반찬으로 심장을 돌볼 수는 없을까 하는 물음도 함께 커진다. 다만 “심장에 좋다”는 음식은 오랜 식습관을 이루는 한 부분일 뿐, 이미 앓고 있는 병의 치료나 처방약을 대신할 수는 없다.
생선부터 베리까지, 밥상에 올릴 다섯 가지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고등어, 꽁치, 삼치 같은 등푸른생선이다. 여기에는 몸 안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오메가3 지방산(생선 기름에 많은 불포화지방)이 넉넉해, 핏속 중성지방을 낮추고 염증을 누그러뜨려 혈관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일주일에 한두 번쯤 굽거나 쪄서 먹고, 붉은 고기를 자주 먹었다면 그중 일부를 생선으로 바꾸는 방식이 흔히 권해진다.
귀리에는 베타글루칸(물에 녹는 식이섬유의 한 종류)이 많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LDL 콜레스테롤(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부르는 지질)이 장에서 흡수되는 양을 줄이고 바깥으로 내보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쌀에 조금 섞어 밥을 짓거나 죽을 쑤거나 요구르트에 얹어 먹을 수 있으며, 배부른 느낌이 오래가 체중 관리에도 거들 수 있다.
호두나 피스타치오 같은 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산, 식이섬유, 항산화 성분(세포가 상하는 것을 막는 물질)이 고루 들어 있다. 중성지방을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간식으로 과자 대신 소금을 뿌리지 않은 견과류를 하루 한 줌가량 먹는 방법이 소개된다.
시금치와 케일 같은 짙은 잎채소에는 칼륨, 마그네슘,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그중 칼륨은 나트륨(소금 성분)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덜어 혈압을 다스리는 데 이로울 수 있다. 블루베리, 딸기, 라즈베리 같은 베리류 역시 항산화 성분이 많아 세포 손상과 염증을 줄이는 데 힘을 보탤 수 있고, 요구르트나 오트밀에 곁들이기 쉽다.
“도움이 될 수 있다”와 “치료한다”는 다르다
앞서 든 효과는 대체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정도에 머문다. 어느 한 가지를 많이 먹는다고 혈관이 금세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며, 다섯 가지를 조금씩 돌아가며 오래 먹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공통된 조언이다.
재료 못지않게 조리 방법도 따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선을 간장에 짜게 졸이거나 나물을 소금으로 진하게 무치면 오히려 심장에 짐이 될 수 있다. 굽기, 찌기, 데치기처럼 재료 본래의 맛을 살리는 방법을 쓰고 소금과 설탕은 가능한 한 덜어 내는 편이 낫다.
약을 먹는 어르신과 그렇지 않은 어르신
따로 앓는 병 없이 식단만 바꿔 보려는 어르신이라면 이들 음식을 평소 상차림에 조금씩 늘려 가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꾸준히 먹는 약이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특히 피가 굳는 것을 더디게 하는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 등푸른생선의 오메가3나 일부 채소를 얼마나 먹을지 조절해야 할 수 있다. 새 음식을 식단에 크게 늘리기에 앞서 주치의나 약사에게 먼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불편하면 멈추고, 약 목록을 들고 묻기
어떤 음식이라도 먹고 나서 속이 거북하거나 평소와 다른 증상이 생기면 일단 멈출 필요가 있다. 몸에 좋다는 이야기만 믿고 이어 먹기보다는 주치의와 상의해 몸 상태를 점검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식단을 바꾸기 전에는 지금 먹고 있는 약 이름을 종이에 적어 두었다가 진료를 받거나 약을 탈 때 함께 보여 주는 것이 좋다. 식사 상담이 더 필요하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동네 약국에 문의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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