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가려움에 황달과 진한 소변이 겹치면 담즙 길이 막혔다는 신호일 수 있다
약 부작용이나 피부 건조, 위장 문제로도 비슷한 증상이 생겨 구분이 필요하다
거울로 눈과 피부색을 살피고 변화는 적어 두었다가 주치의에게 알린다

몸 여기저기가 가려운 것을 건조한 날씨나 나이 탓으로 여기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밥맛이 줄고 소화가 더딘 것도 흔한 일로 넘기기 쉽다. 다만 가려움과 함께 눈 흰자위가 누렇게 변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피로 탓으로 넘긴 가려움, 검사해 보니 큰 혹

최근 한 건강 보도는 잦은 밤샘 근무와 들쭉날쭉한 식사를 이어 가던 젊은 여성의 사례를 전했다. 이 여성은 참기 어려울 만큼 온몸이 가려웠지만, 처음에는 몸이 지쳤거나 소화가 안 돼서 생긴 일로 여겼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 눈 흰자위와 피부가 누렇게 물들고 가려움이 더 심해지자 비로소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10cm가 넘는 혹이 발견됐고, 진단은 담도암이었다. 담도는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쓸개즙, 지방 소화를 돕는 소화액)이 장으로 흘러가는 통로를 말한다.

초기엔 조용하다가 커지면 황달로 드러난다

담도암은 초기에 이렇다 할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숨어 있는 암”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한다. 60~70대에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어르신 세대라면 한 번쯤 증상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오른쪽 윗배의 묵직한 느낌, 소화불량, 입맛 저하, 체중 감소 정도로만 나타날 수 있다. 혹이 자라 담즙이 내려가는 길을 막으면 눈과 피부가 노래지는 황달, 콜라처럼 짙은 소변, 견디기 힘든 전신 가려움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있다는 것과 병이 있다는 것은 다르다

이런 증상이 보인다고 곧바로 암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가려움은 피부가 건조하거나 다른 질환이 있어도 생기고, 소화불량은 위장 문제로도 흔하게 나타난다. 증상 하나만으로 특정 병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으로 여러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이라면 가려움이 약 부작용일 가능성도 있고, 소화가 안 되는 것도 약이 겹친 결과일 수 있다. 그렇다고 혼자 판단해 약을 끊거나 다른 약을 더하면 뜻밖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잠깐 속이 더부룩했다가 금세 가라앉은 정도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주의 깊게 봐야 할 경우는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이어지거나, 황달과 짙은 소변, 가려움처럼 여러 신호가 한꺼번에 나타날 때다.

거울 확인과 증상 기록부터

일상에서는 아침 세수 때 거울로 눈 흰자위와 얼굴빛이 평소보다 누르스름하지 않은지 살피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까닭 모를 가려움, 짙어진 소변 색, 오른쪽 윗배의 불편함, 갑작스러운 입맛 저하와 체중 감소가 있다면 날짜와 함께 적어 두는 편이 좋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는 어르신이라면 처방만 받고 돌아서지 말고, 최근 달라진 점을 주치의에게 구체적으로 전할 필요가 있다. 먹고 있는 약과 증상이 관련 있는지는 약사에게 물어볼 수 있고,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빠뜨리지 않는 것도 몸 상태를 점검하는 방법이다. 황달이나 짙은 소변이 보이면 민간요법보다 서둘러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