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동안 베개에는 각질과 땀, 침이 조금씩 스며든다
더러워진 베개는 피부 가려움이나 아침 코 막힘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커버는 일주일에 한 번 빨고 속통은 완전히 말리는 습관이 필요하다

잠에서 깨자마자 코가 꽉 막히거나 재채기가 연달아 나오는 어르신이 많다. 흔히 나이가 들어서, 혹은 감기 기운이 있어서라고 여기지만 밤새 얼굴을 대고 있던 베개가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 다만 베개를 깨끗이 관리한다고 호흡기 증상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베개 위생은 여러 관리법 가운데 하나로 보는 것이 맞다.

밤사이 베개에 무엇이 쌓이나

잠든 동안 얼굴과 머리에서는 피부 각질과 피지(피부에서 나오는 기름기), 땀, 침이 조금씩 빠져나와 베개 속으로 배어든다. 하루 이틀은 티가 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 쌓이면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될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일주일 동안 세탁하지 않은 베개에서 예상보다 많은 세균이 나왔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사람은 보통 하룻밤에 7~8시간가량 베개에 얼굴을 묻고 숨을 쉰다. 그만큼 베개의 청결 상태가 피부와 호흡기에 닿는 시간도 길다는 뜻이다.

피부 증상과 호흡기 증상은 다르다

오염된 베개가 몸에 영향을 주는 길은 크게 둘로 나뉜다. 피부 쪽에서는 얼굴이나 목에 가려움, 뾰루지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호흡기 쪽에서는 아침마다 코가 막히거나 재채기가 잦아지는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만성 코 막힘, 천식(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가빠지는 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베개 상태에 따라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반대로 이런 질환도 없고 별다른 증상도 없는 어르신에게 베개 관리는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에 가깝다. 베개가 불편의 원인 가운데 하나일 수는 있지만, 아침 기침과 코 막힘을 모두 베개 탓으로 돌리는 것은 성급하다.

커버는 매주, 속통은 완전히 말려야

가장 빨리 더러워지는 부분은 얼굴에 직접 맞닿는 베개 커버다. 일주일에 한 번 세탁하는 것이 기본이며, 땀이 많은 여름이나 자기 전 머리에 제품을 바르는 경우라면 더 자주 빨 필요가 있다. 뜨거운 물로 빨면 세균과 집먼지진드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소재마다 맞는 온도가 다르므로 세탁 표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빨기 어려운 속통에는 지퍼 달린 보호 커버를 한 겹 씌우면 땀과 각질이 안쪽까지 스며드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보호 커버는 한 달에 한두 번 세탁해 말리면 된다. 물세탁이 되는 속통은 가끔 통째로 빨되 햇볕이나 건조기로 물기를 완전히 없애야 하는데, 덜 마른 속통은 오히려 곰팡이와 세균이 자라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세탁이 어려운 속통은 맑은 날 햇볕에 널어 일광 소독을 하는 방법도 있다.

커버를 매주 빠는 일이 부담스럽거나 베개가 여러 개라 손이 많이 간다면, 자기 전 깨끗한 수건을 베개 위에 넓게 덮고 다음 날 아침 세탁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수건을 날마다 새것으로 바꾸면 얼굴이 닿는 면을 늘 깨끗하게 유지하기 쉽다.

나아지지 않으면 진료로 원인 확인

베개를 바꾸고 꾸준히 빨아도 코 막힘이나 기침이 그대로라면 다른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숨이 차거나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등 호흡기 증상이 심해진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지병이 있거나 약을 꾸준히 먹는 어르신은 생활 습관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진료 때는 증상이 주로 아침에 심한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지, 침구를 바꾼 뒤 변화가 있었는지를 함께 전하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가 의심된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이비인후과에 검사 방법을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