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약·당뇨약 복용자는 암과 별개로 약과 술의 충돌까지 살펴야
마시는 횟수와 양을 먼저 줄이고 약은 주치의·약사에게 확인
하루 한두 잔의 반주쯤은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믿는 어르신이 많다. 그만큼 저녁상의 술 한 잔은 오랜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은 경우가 흔하다. 다만 암에 관해서는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기준량을 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여러 연구에서 나온다.
유방암부터 대장암까지, 술과 관련 깊은 암들
음주는 여러 암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유방암, 간암, 식도암, 구강암, 대장암이다. 걷기와 식단에는 꼼꼼히 신경 쓰면서도 술만큼은 점검 목록에서 빠뜨리는 어르신이 있는 이유다.
원인으로는 우선 알코올이 몸 안에서 분해될 때 생기는 물질이 지목된다. 이 물질이 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호르몬 작용에 변화를 일으켜 암이 자라기 쉬운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도 있으며, 담배를 함께 피우는 경우에는 위험이 한층 커질 수 있다.
“적게 마신다”와 “안전하다”는 다르다
흔한 오해는 양이 적으면 위험도 없다는 생각이다. 매우 적은 양에서도 암 위험이 조금씩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소량 음주와 안전한 음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양을 줄이면 몸의 부담은 덜 수 있지만, 그것이 곧 위험이 사라졌다는 뜻과는 별개다.
반대로 지나치게 겁낼 일도 아니다. 술 한 잔이 곧바로 병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으며, 위험의 크기는 체질, 음주 빈도와 양, 흡연 여부에 따라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건강만 놓고 보면 마시지 않는 쪽이 가장 낫고, 끊기 힘들다면 줄이는 쪽을 택할 필요가 있다.
매일 약을 드시는 어르신은 따로 살펴야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매일 복용하는 어르신은 암 위험과는 또 다른 문제를 함께 따져 봐야 한다. 술이 약효를 약하게 하거나 뜻밖의 부작용(치료 목적과 달리 몸에 해롭게 나타나는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약 종류에 따라서는 간에 무리가 가거나, 졸음과 어지러움이 심해질 수도 있다.
지병이 있거나 여러 약을 함께 복용 중이라면 음주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그렇다고 약을 먹지 않는 건강한 어르신이 예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약과 술의 충돌은 걱정할 필요가 적더라도, 암 위험을 생각하면 양을 줄이는 편이 좋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끊기 어렵다면 횟수와 양부터 확인
단번에 술을 끊기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법이 있다. 가령 주 1~2회이던 술자리를 월 1~2회로 줄이고, 마시는 날도 한두 잔을 넘기지 않는 식이다. 술잔 대신 따뜻한 차를 앞에 두고 가족이나 벗과 담소를 나누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술로 달래던 허전함은 다른 즐길 거리로 메울 수 있다. 음악과 함께하는 가벼운 산책, 그림이나 뜨개질, 손주와 옛이야기 나누기, 허브차를 곁들인 독서 등이 그 예다.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하나 정해 저녁 시간에 넣어 보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
빠지기 힘든 모임에서는 술 한 잔마다 물 한 잔을 함께 마시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물을 곁들이면 알코올이 흡수되는 속도가 느려지고 마시는 양도 저절로 줄어들 수 있다. 탈수를 막아 이튿날의 숙취를 덜어 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먼저 할 일은 복용 중인 약 이름과 평소 음주량을 정리해 두는 것이다. 지병이 있거나 약을 먹는 어르신은 주치의에게 음주 계획을 먼저 묻고, 특정 약과 술의 관계가 궁금하면 약을 지어 준 약국의 약사에게 확인할 수 있다. 술 줄이기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가까운 보건소의 절주 상담을 찾아볼 수 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