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검진과 약 점검을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치료 기술의 발전과 평소 건강 관리는 서로 대신할 수 없는 별개의 문제다
정기 검진, 복용 약 목록 정리, 주치의 상담부터 챙길 필요가 있다

몸에 특별히 아픈 곳이 없으면 병원에 갈 일도 없다고 여기는 어르신이 있다. 의학이 발전했으니 병이 생기면 그때 고치면 된다는 생각도 흔하다. 다만 치료 방법이 다양해졌다는 사실이 병을 미리 막는 일의 가치까지 줄이는 것은 아니며, 나이가 들수록 예방과 평소 관리의 의미는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치료가 발전해도 예방의 몫은 남는다

몸은 나이가 들면서 크고 작은 변화를 겪는다. 작은 불편함을 그냥 넘기지 않고 살피는 습관이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증상이 없는 시기에도 검진을 받아 두면 이상을 일찍 발견할 기회가 생긴다.

공공 재정의 측면에서도 예방은 의미가 있다. 건강보험은 든든한 사회 안전망이지만, 한정된 재원이 꼭 필요한 곳에 쓰이려면 개인이 평소 건강을 돌보는 노력도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이 있다는 사실과 건강을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전혀 다르다.

걷기와 싱거운 식사,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운동이라고 해서 반드시 힘들거나 특별할 필요는 없다.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하거나 집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이 나아지는 경우가 있다. 무리한 운동을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매일 할 수 있는 만큼 이어 가는 방식이 어르신에게 알맞을 수 있다.

식사에서는 제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고 음식을 싱겁게 조리하는 습관이 권장된다. 이런 생활 습관은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오래 지속되며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생활 습관이 병을 완전히 막아 준다는 뜻은 아니며, 이미 치료 중인 병이 있는 어르신은 식사나 운동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마음 건강도 몸 건강과 따로 떼어 놓기 어렵다. 친구나 가족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취미 활동을 즐기며,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일이 스트레스를 푸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즐거운 마음이 면역력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것이 병의 치료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약을 먹는 어르신과 안 먹는 어르신, 살필 점이 다르다

아직 진단받은 병이 없고 먹는 약도 없는 어르신이라면 정기 검진과 생활 습관 관리가 중심이 된다. 아프지 않다는 것과 이상이 없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닐 수 있으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검진 시기를 놓치지 않는 편이 좋다.

만성질환으로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한 가지를 더 챙겨야 한다. 의사나 약사가 안내한 대로 꾸준히 복용하는 일이다. 몸이 괜찮아졌다고 느끼더라도 스스로 약을 끊거나 양을 조절하면 위험할 수 있다. 약을 먹은 뒤 불편한 점이 생겼을 때도 혼자 판단하기보다 전문가에게 알리고 주치의와 상의해 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서로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이 있다면 주치의가 전체를 알지 못할 수도 있어서, 먹고 있는 약을 빠짐없이 알리는 과정이 중요하다.

진료실에서 물어볼 것부터 정리해야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복용 중인 약의 이름을 적어 두거나 약 봉투를 모아 진료 때 가져가는 것이다. 그런 다음 주치의에게 지금 받아야 할 검진은 무엇인지, 함께 먹는 약에 문제는 없는지, 몸 상태에 맞는 운동과 식사는 어떤 것인지 물어볼 수 있다. 정기적으로 상담하면 본인에게 맞는 건강 관리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약에 대한 궁금증은 약을 받는 약국의 약사에게 물어도 된다. 검진 대상과 일정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동네에서 이용할 수 있는 건강 프로그램은 가까운 보건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