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걱정돼도 밥상에서 무엇을 바꿀지 막막한 어르신이 많다
도움이 되는 음식과 약을 대신하는 음식은 구분해야 한다
소금부터 줄이고 복용 약이 있으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혈압 수치가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 밥상부터 다시 보게 된다. 어떤 음식을 더 먹고 무엇을 덜어내야 할지가 먼저 떠오르는 물음이다. 시금치, 고등어, 바나나처럼 흔한 재료가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특정 음식 하나가 혈압을 낮춰준다거나 약을 대신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면 오해다.

칼륨은 늘리고 나트륨은 줄이는 재료들

혈압은 혈관 속을 흐르는 피가 혈관 벽을 미는 힘으로, 이 힘이 지나치게 높으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식탁에서 눈여겨볼 재료로는 먼저 시금치, 케일 같은 푸른 잎채소가 꼽힌다. 혈관을 편안하게 하는 성분이 많은 편이어서 자주 먹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연어, 고등어, 삼치 같은 등 푸른 생선에는 오메가-3 지방산(혈관 건강과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불포화 지방)이 많다. 마늘은 혈관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료로 소개된다. 바나나, 아보카도는 칼륨(몸속 나트륨 배출을 돕는 무기질)이 많은 과일이다.

블루베리, 석류, 귀리, 비트도 혈압 관리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이다. 이들 재료에는 공통점이 있다. 칼륨과 마그네슘, 섬유질은 풍부한 반면 나트륨(소금의 주성분)은 적다는 점이다.

“좋은 음식”과 “치료”는 다르다

이런 재료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과 혈압이 그만큼 내려간다는 것은 별개다. 음식의 효과는 평소 식습관 전체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어서, 한두 가지를 더 먹는다고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짜게 먹는 습관을 그대로 둔 채 몸에 좋다는 재료만 보태면 기대한 만큼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순서는 더하기보다 덜어내기가 먼저다. 음식에 넣는 소금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혈압 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늘, 양파, 파, 허브 같은 향신 채소로 맛을 내면 소금을 덜 써도 음식 맛을 살릴 수 있다. 국과 찌개는 국물보다 건더기 위주로 먹고, 간은 싱겁게 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채소와 과일은 여러 색깔을 고루 올리는 쪽이 낫다. 잎채소는 나물이나 쌈으로, 바나나와 블루베리는 간식으로 먹기 좋고, 제철 재료를 꾸준히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등 푸른 생선은 일주일에 한두 번, 찜이나 구이로 상에 올리는 방법이 권해진다.

약을 먹거나 지병이 있다면 먼저 물어야

식단 조절을 시작할 때 모두가 같은 조건은 아니다. 뚜렷한 지병 없이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려는 어르신이라면 소금 줄이기, 채소와 과일 늘리기처럼 작은 변화부터 시도해볼 수 있다. 한꺼번에 식단 전체를 바꾸기보다 하나씩 천천히 바꾸는 편이 무리가 적다.

반면 혈압약을 복용 중이거나 다른 만성 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사정이 다르다. 특정 음식이 약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새로운 식습관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혈압이 나아진 것 같다는 느낌만으로 약을 줄이거나 끊는 것도 식단 조절과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약 복용은 반드시 의사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진료실에서 확인할 것들

진료를 받을 때는 지금 먹는 약 이름과 평소 즐겨 먹는 음식을 함께 알리면 상담이 수월해진다. 지금 복용하는 약과 함께 피해야 할 음식이 있는지, 칼륨이 많은 과일을 늘려도 괜찮은지, 등 푸른 생선을 어느 정도 먹으면 좋은지를 물어볼 만하다.

식단에 관해 궁금한 점이 생기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주치의에게 묻는 것이 우선이다. 복용 약과 음식의 관계는 약을 지어준 약사에게도 확인할 수 있고, 가까운 보건소에서도 건강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