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장 백신과 개인에게 맞는 접종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지병과 복용 약을 정리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한다
예방접종이라고 하면 어린 시절에 맞는 주사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노년기에는 면역 체계(몸을 지키는 방어 시스템)가 자연스럽게 약해질 수 있어, 접종의 의미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다만 접종을 했다고 해서 모든 감염병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니며, 건강 상태에 따라 특정 백신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독감과 폐렴, 노년기에 더 위험할 수 있는 이유
면역이 약해진 어르신은 독감이나 폐렴 같은 감염병에 걸렸을 때 더 심하게 앓거나 합병증(원래 있던 병 외에 다른 병이 더 생기거나 몸이 더 나빠지는 상태)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병 자체보다 그 뒤에 이어지는 입원과 오랜 고통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노년기 예방접종의 목적이 감염을 막는 데만 있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접종은 중증 질환으로 입원하거나 생명을 잃는 일, 오래가는 합병증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어린 시절뿐 아니라 나이가 든 뒤에도 꾸준히 접종이 필요하다는 “생애주기별 예방접종”이라는 개념이 강조되는 배경이다.
어르신에게 권장되는 백신 다섯 가지
독감(인플루엔자)은 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유행하며, 감기와 달리 증상이 매우 심하고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해마다 접종하는 것이 좋다. 폐렴구균 백신은 폐렴을 일으키는 주요 세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데 쓰인다. 폐렴은 어르신에게 특히 위험한 질환으로 꼽힌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앓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에 숨어 있다가 면역이 약해지면 다시 활동해 극심한 통증과 물집을 일으키는 병으로, 백신은 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에는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백신도 새로 나왔다. RSV 감염은 어르신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 접종 여부를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백신에 따라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주기적으로 맞아야 하는 것도 있으므로, 맞은 날짜와 다음 일정을 함께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치매 위험 감소 연구, 접종의 목적과는 구분해야
대상포진 접종이 치매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RSV 백신을 비롯한 다른 백신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예방접종이 감염병 예방을 넘어 몸 전체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다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 “접종하면 치매를 막는다”는 말은 다르다. 치매 예방을 기대하고 접종을 결정하기보다, 해당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접종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어르신의 약해진 면역 체계에 더 잘 맞고 효과가 더 오래가는 백신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지만, 이는 앞으로의 과제와 관련된 이야기로 현재 맞을 백신을 고르는 일과는 별개다.
지병이나 복용 약이 있다면 접종 전에 먼저 알려야
권장 백신이라고 해서 모든 어르신에게 똑같이 맞는 것은 아니다. 건강 상태는 사람마다 다르고, 지병이 있거나 약을 먹고 있으면 특정 백신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약을 복용 중인 어르신은 접종 전에 먹고 있는 약을 의료진에게 반드시 알릴 필요가 있다. 뚜렷한 지병이 없는 어르신도 어떤 백신이 필요한지는 따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치의에게는 지금 필요한 백신이 무엇인지, 주의할 점은 없는지를 물으면 된다. 일정은 달력에 표시해 두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아 관리할 수 있고, 보건소나 병원 가운데 접종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어 이용 여부를 문의해 볼 만하다.
접종을 마친 뒤에도 손 씻기, 균형 잡힌 식사, 무리하지 않는 꾸준한 운동, 충분한 휴식 같은 기본 건강 관리는 이어 갈 필요가 있다. 접종 계획을 세울 때는 먼저 지병과 복용 약 목록을 정리한 뒤 주치의와 상의하고, 일정과 알림 서비스는 가까운 보건소에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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