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걱정을 덜려고 제로 음료를 매일 찾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제로” 표시와 “성분 없음”은 다르고, 장기 영향은 아직 연구 중이다
갈증에는 물을 먼저 찾고 성분표를 확인하며 만성질환이 있으면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마트 음료 진열대에서 “제로”라고 적힌 제품을 집어 드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설탕 걱정 없이 단맛을 즐길 수 있다는 이유로, 건강을 위해 일부러 챙겨 마시는 경우도 있다. 다만 “제로”라는 표시가 성분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며, 많이 마셔도 괜찮다는 보증으로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제로”라고 적혀 있어도 열량과 설탕은 남아 있을 수 있다

식품 규정상 “제로” 표시는 함량이 완전히 0일 때만 쓰는 것이 아니다. 100mL(우유 한 컵보다 조금 적은 양)를 기준으로 열량이 4kcal(킬로칼로리) 미만이거나 설탕이 0.5g(그램) 미만이면 이런 표시를 할 수 있다. 한 번 마시는 양으로는 아주 적지만, 습관처럼 계속 마시면 그만큼 쌓일 수 있다.

단맛을 내는 성분도 살펴볼 부분이다. 제로 음료는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설탕 없이 단맛을 내는 첨가 성분)를 쓰는데, 이 성분은 몸에 바로 흡수되는 설탕과 작용 방식이 조금 다른 것으로 설명된다. 최근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가 든 음료를 마신 뒤 뇌가 허기를 더 느낄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갈증을 풀려고 마신 음료가 도리어 배고픔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살핀 내용이지만,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단계로 결론이 난 사실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지방간 위험 60% 수치와 개인의 발병 확률은 다르다

제로 음료의 섭취량을 두고는 해외에서 나온 연구 결과도 눈길을 끈다. 하루 약 한 컵(250mL) 이상을 꾸준히 마신 사람들은 거의 마시지 않은 사람들보다 지방간(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 위험이 60% 정도 높았다는 내용이다.

이 수치를 읽을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60%는 두 집단을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는 의미로, 한 사람의 발병 확률이 곧바로 60% 올라간다는 뜻과는 다르다. 한 컵을 넘겨 마신다고 해서 지방간이 반드시 생긴다고 볼 근거도 아니다.

제로 음료가 지방간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 연구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은 인과관계보다, 물처럼 많이 마시는 습관을 한 번 되돌아볼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몸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줄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지나친 걱정도 지나친 안심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설탕 음료를 줄이는 사람과 물 대신 마시는 사람은 사정이 다르다

제로 음료 자체를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설탕이 든 일반 음료를 줄이려는 사람에게는 대안이 될 수 있고, 어쩌다 한 번 별미로 즐기는 정도라면 크게 걱정할 일로 보기는 어렵다.

더 살펴볼 쪽은 목이 마를 때마다 물 대신 제로 음료를 찾는 경우다. 앞서 소개한 연구도 꾸준히 마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이어서, 매일 습관적으로 마신다면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고혈압, 당뇨, 지방간 같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복용하는 약이 많은 어르신은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건강 상태에 따라 어떤 음료가 맞고 맞지 않는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을 먼저 찾고 성분표부터 확인

갈증을 풀 때 첫 선택은 물이 알맞다. 물은 열량이 없으면서 몸에 꼭 필요한 수분을 채워 준다. 냉수나 보리차, 옥수수차처럼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음료를 가까이 두면 제로 음료에 손이 가는 횟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음료를 고를 때는 앞면의 큰 글자만 볼 것이 아니라 뒷면의 영양 성분표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총 용량을 기준으로 열량과 설탕 함량을 따져 보면 제품끼리 비교하기가 한결 쉽다. 글씨가 작아 읽기 어렵다면 돋보기를 쓰거나 자녀 등 가족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약을 여러 가지 복용 중인 어르신은 평소 즐겨 마시는 음료와 하루 마시는 양을 정리해 진료 때 주치의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어떤 음료를 얼마나 마셔도 되는지는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주치의와의 상담이 가장 정확한 확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