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보관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빵 종류와 함께 먹는 음식은 별개로 따져야 한다
혈당약을 먹거나 식단 조절 중이라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아침 식사나 출출한 오후의 간식으로 빵 한 조각을 찾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빵을 사 와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구워 먹으면 식사 후 혈당이 덜 오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정말 그럴까. 한 연구에서는 갓 만든 빵보다 냉동했다 녹여 구운 빵을 먹었을 때 식후 혈당 상승 폭이 최대 39% 줄었다고 한다. 다만 빵을 얼리기만 하면 어떤 빵이든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냉동실에서 전분의 성질이 달라진다
이런 변화의 열쇠로 꼽히는 것은 빵 속 전분이다. 전분은 소화되는 속도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빵이 냉동 과정을 거치면 저항성 전분(소화 효소로 잘 분해되지 않아 천천히 소화되는 전분)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항성 전분은 몸 안에서 식이섬유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소화가 느린 만큼 혈당을 급하게 끌어올리지 않고, 열량도 일반 전분보다 낮다고 한다. 같은 원리는 밥, 감자, 파스타 같은 다른 탄수화물 음식에도 적용될 수 있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사 온 빵을 상온에 오래 두지 않고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먹을 만큼만 꺼내 녹인 뒤 살짝 구우면 된다.
“최대 39%”와 모든 사람의 효과는 다르다
수치를 읽을 때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39%는 연구에서 나타난 최대치이며, 누구나 같은 폭으로 혈당이 줄어든다는 의미와는 별개다. 빵의 종류와 먹는 양, 어르신 각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냉동 보관과 빵 고르기도 서로 다른 문제다. 흔히 먹는 흰 식빵은 곡물의 겉껍질과 영양분을 제거한 밀가루로 만들어 소화가 빠르고,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다. 얼려 두는 습관이 있더라도 어떤 빵을 고르느냐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대안으로 꼽히는 빵은 통곡물 빵이다. 겉껍질까지 그대로 쓴 곡물로 만들어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고, 포만감이 오래가 식사량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심장 건강에도 이롭다는 설명이 있다. 효모와 유산균으로 천천히 발효한 사워도우 빵(자연 발효 빵)도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며, 그중에서도 통밀가루로 만든 제품이 더 낫다고 한다.
빵만 먹을 때와 곁들여 먹을 때
무엇과 함께 먹느냐도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단백질과 채소를 곁들이면 혈당이 갑자기 오르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단백질은 계란 프라이, 닭고기, 두부 같은 저지방 식품이, 채소는 샐러드 채소, 브로콜리처럼 전분이 적은 종류가 권장된다.
음료와 양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우유와 유제품은 지방 함량이 낮은 것으로, 음료는 설탕이 없는 물이나 차로 고르는 편이 낫다. 잼, 시럽, 케첩 같은 소스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 혈당에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아주 조금만 쓰거나 저당 또는 무가당 제품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시도해 볼 사람과 먼저 물어야 할 사람
빵을 자주 먹으면서 식후 혈당이 신경 쓰이는 어르신이라면 냉동 보관, 통곡물 빵, 단백질과 채소 곁들이기를 일상에서 시도해 볼 만하다. 큰 비용이 들지 않고, 평소 먹는 음식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혈당 조절을 위해 특별한 식단을 따르고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인 어르신은 사정이 다르다. 새로운 식습관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얼린 빵은 어디까지나 식사 방법의 하나일 뿐, 치료나 처방 식단을 대신하는 것과는 별개다.
우선 집에서 먹는 빵의 원재료 표시를 보고 통곡물이나 통밀이 들어 있는지, 함께 바르는 잼과 소스에 설탕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 어떤 빵을 얼마나 먹어도 되는지 판단이 서지 않으면 진료 때 주치의에게 묻고, 복용 중인 약과의 관계는 약사에게, 식단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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