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늘면서 질병관리청이 말라리아 주의보를 내렸다
오한과 고열이 되풀이되면 감기 몸살과 구분해 살펴야 한다
저녁 외출을 줄이고 증상이 있으면 주치의와 상의한다

저녁 밭일을 마치고 들어온 어르신이 며칠 뒤 으슬으슬 춥고 열이 오르면 대개 감기 몸살부터 떠올린다. 질병관리청이 모기 증가에 따라 말라리아 주의보를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름밤 모기를 예사로 넘기기 어려워졌다. 다만 주의보가 내려졌다고 해서 모기에 한 번 물린 일을 곧바로 말라리아로 볼 필요는 없고, 물린 뒤 몸에 나타나는 변화를 살피는 일이 먼저다.

얼룩날개모기가 옮기는 병, 오한과 고열이 되풀이될 수 있다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에 물려 걸리는 감염병이다. 이 모기는 주로 밤에 움직이며, 해가 저물어 어두워지는 저녁부터 새벽까지가 모기 활동이 가장 활발한 때로 꼽힌다.

대표적인 증상은 몸이 떨리듯 춥다가 갑자기 열이 오르고 땀을 많이 흘리는 과정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여기에 두통이나 속이 불편한 느낌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감기 몸살과 말라리아는 스스로 가려내기 어렵다

이런 증상은 감기 몸살과 비슷해 헷갈리기 쉽다. 증상만 보고 집에서 어느 쪽인지 판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미루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진료를 받을 때는 모기에 물린 적이 있는지, 언제 어디에 다녀왔는지를 함께 알리면 의사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모기가 많이 보인다는 사실과 말라리아에 걸렸다는 사실도 서로 별개다. 주의보는 그 시기와 지역의 위험을 알리고 대비를 당부하는 신호로 이해하면 되고, 지나치게 불안해하기보다 물리지 않도록 막으면서 이상 증상을 놓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둘 만하다.

경기 파주·인천 강화 사는 어르신은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의가 필요한 곳으로는 모기 활동이 많아졌다고 전해진 경기 파주, 인천 강화 등이 꼽힌다. 이들 지역에 살거나 다녀올 계획이 있는 어르신, 해가 진 뒤 밭일이나 산책을 자주 하는 어르신은 예방 수칙을 더 챙겨 볼 필요가 있다. 다른 지역에 산다고 해서 모기 예방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며, 저녁 활동이 많다면 같은 수칙을 지키는 편이 낫다.

약을 먹고 있거나 피부가 민감한 어르신은 모기 기피제(모기가 싫어하는 냄새로 접근을 막는 약)를 쓰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기피제가 필요한 사람이라도 몸 상태에 따라 사용법을 달리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출 시간과 옷차림, 집 주변 물웅덩이부터 확인

가장 먼저 살필 것은 활동 시간이다. 저녁부터 새벽 사이에는 밭일이나 산책을 줄이고 실내에서 쉬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나가야 한다면 긴팔 옷과 긴 바지를 입고 양말로 발목까지 덮어 피부가 드러나는 곳을 줄일 필요가 있다. 옷을 고를 때는 몸이 불편하지 않은지도 함께 따져 볼 만하다.

기피제는 야외에 나가기 전 옷 위나 드러난 피부에 뿌린다. 너무 자주 뿌리거나 얼굴에 바로 뿌리는 것은 피하고, 들어온 뒤에는 비누로 깨끗이 씻어 내야 한다.

모기는 고인 물에 알을 낳아 번식하므로 집 주변 환경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물웅덩이, 쓰지 않는 화분 받침, 버려진 타이어 등에 물이 고여 있으면 치우고, 방충망에 찢어진 곳이 있으면 미리 고쳐 모기가 들어올 틈을 막는다.

모기에 물린 뒤 오한, 고열, 두통 같은 이상이 느껴지면 지체하지 말고 주치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기피제 사용법은 주치의나 약사에게, 사는 지역의 모기 상황과 예방 안내는 가까운 보건소에 물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