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따른 기억력 변화와 치매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생활 습관을 살피고 걱정되면 주치의에게 진단을 물어야 한다
약속을 깜빡하거나 물건 둔 자리가 떠오르지 않을 때 “혹시 치매가 아닐까” 하고 불안해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혈액으로 치매 고위험군을 미리 가려낼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연구 소식도 관심을 모았다. 다만 이 연구는 아직 연구 단계이고, 나이가 들며 생기는 기억력 변화가 곧 치매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증상을 느끼기 전에 시작될 수 있는 변화
뇌는 생각과 기억, 움직임을 비롯한 활동 전반을 맡는 기관이다.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의 변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진행될 수 있어서, 본인이 증상을 알아차릴 무렵에는 이미 상당한 변화가 쌓였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이 문제가 드러나기 전부터 뇌 건강을 살피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까닭이다.
이런 흐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한국과 미국 연구팀의 공동 연구다. 연구팀은 몸속의 미세한 정보, 즉 사람마다 타고난 몸의 설계도와 현재의 활동 상태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뒷날 알츠하이머병(치매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사람을 더 정확하게 가려낼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뇌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몸에 부담이 큰 검사를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것은 앞으로 혈액 검사만으로 고위험군을 골라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다.
가능성과 실제 검사는 다르다
연구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것과 병원에서 쓰는 검사가 된 것은 다르다. 이번 소식의 핵심도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며, 당장 피 한 방울로 치매 여부를 알 수 있다는 뜻과는 거리가 있다. 또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것과 실제로 병이 생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볼 필요가 있다.
생활 습관도 마찬가지다. 운동이나 식사, 사회 활동은 뇌 건강을 돌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특정 습관이 치매를 확실히 막아 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새로운 검사를 기다리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관리부터 챙기면서, 걱정되는 증상은 진료로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일상에서 챙길 수 있는 다섯 가지
첫째는 머리를 쓰는 일이다. 독서와 글쓰기,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 외국어 공부, 새로운 요리법 익히기처럼 흥미를 느끼면서 도전이 되는 활동이 뇌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낱말 퍼즐이나 셈하기 같은 간단한 두뇌 게임도 방법이 된다.
둘째는 몸을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다.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이나 맨손 체조, 스트레칭은 혈액순환을 돕고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강도를 높이기보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오래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셋째는 밥상이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 등 푸른 생선을 충분히 먹고 짜거나 기름진 음식은 줄일 필요가 있다. 물을 넉넉히 마시고 싱겁게 먹는 습관은 혈압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넷째는 사람들과의 교류다. 가족이나 친구와 자주 이야기하고 경로당, 노인정, 취미 모임에 나가는 일은 뇌를 자극하고 마음 건강을 돌보는 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다섯째는 정기 건강 검진으로 자신의 몸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다.
상담이 필요한 경우와 먼저 물을 것
가끔 깜빡했다가 곧 떠올리는 정도라면 지나치게 불안해할 일은 아닐 수 있다. 반면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이어지거나 가족이 먼저 변화를 눈치챘다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해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건강 문제는 빨리 대처할수록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는 어르신은 새로운 운동이나 식사 습관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에게 먼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혈액 검사를 통한 위험 예측이 궁금하다면 지금 받을 수 있는 검사인지도 함께 물어볼 수 있다. 기억력 상담이 어디서 가능한지 모르겠다면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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