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양이라는 사실과 몸에 안전하다는 사실은 다르다
마시는 날과 양을 줄이고, 먹는 약이 있으면 주치의와 약사에게 먼저 확인
저녁상에 곁들이는 반주 한 잔이나 맥주 한 캔을 하루의 작은 낙으로 삼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양이 많지 않으니 몸에 큰 탈은 없을 것이라고 여기기 쉽다. 다만 “적은 양이면 괜찮다”는 생각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한 연구에서 매일 맥주 한 캔 정도를 꾸준히 마시는 습관도 췌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소화와 혈당을 함께 맡는 췌장, 탈이 나도 알아채기 어렵다
췌장은 음식물 소화를 돕는 액체를 만들고 혈당을 조절하는 일을 함께 맡는 장기다. 평소 존재를 느끼기 어려운 장기이지만, 하는 일을 보면 식사와 건강 전반에 깊이 맞닿아 있다.
이 장기에 생기는 췌장암은 초기에 알아차리기가 매우 어렵고 치료도 쉽지 않은 병으로 꼽힌다. 증상이 나타난 뒤에 대응하기가 까다로운 만큼, 평소 위험을 키울 수 있는 생활 습관을 미리 점검하는 일이 중요하다. 음주가 그 점검 항목에 오르는 것은 술이 췌장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과 반드시 병에 걸린다는 것은 다르다
이런 연구 결과를 읽을 때는 구분이 필요하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말은 매일 한 캔을 마시는 사람이 반드시 췌장암에 걸린다는 뜻과는 별개다. 병은 여러 요인이 겹쳐 생길 수 있으므로, 술 한 가지만으로 개인의 앞날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양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할 일도 아니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 거론된 것은 맥주 한 캔 정도의 양을 날마다 이어 가는 습관이다. “조금”이라는 양과 “매일”이라는 횟수를 따로 놓고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모든 어르신에게 당장 술을 완전히 끊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몸에 부담을 덜 주는 쪽으로 음주 습관을 바꾸거나, 술이 아닌 다른 즐거움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출발이 될 수 있다.
날마다 마시는 어르신과 약을 먹는 어르신은 더 살펴야 한다
먼저 돌아볼 사람은 습관처럼 매일 술을 마시는 어르신이다. 매일 마시던 술을 하루 걸러 마시거나, 마시는 양을 한두 잔으로 줄이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할 수 있다. 한 번에 끊기 어렵다면 조금씩 줄여 나가겠다는 마음가짐만으로도 첫걸음이 된다.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으로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어르신은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술과 약이 만나 예상하지 못한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약이 문제가 되는지는 사람과 약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술을 마시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어쩌다 한 번 마시는 어르신이라면 이번 연구가 말하는 매일 음주와는 사정이 다르다. 다만 이것이 곧 안전하다는 뜻과는 별개이므로, 횟수가 조금씩 늘고 있지는 않은지 살필 필요가 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어르신이 건강을 위해 일부러 술을 시작할 이유도 이번 내용에서는 찾기 어렵다.
술잔 대신 찻잔부터, 걱정되면 주치의에게 솔직하게
줄이는 일이 막막하다면 술을 마시던 시간을 다른 일로 채우는 방법이 있다. 술 한 잔 자리에 따뜻한 차나 시원한 물을 놓고 쉬거나, 좋아하는 음악 듣기, 산책, 친구와의 담소처럼 술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주에 술을 며칠, 얼마나 마셨는지 적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음주 때문에 건강이 걱정되거나 줄이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 내용을 들고 주치의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건강 상태에 맞는 방법을 상담하는 것이 좋다. 정기 건강검진을 거르지 않는 일도 함께 챙길 필요가 있으며, 복용 중인 약과 술의 관계는 가까운 약국의 약사에게도 물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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