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채소 위주로 식사하는 어르신이 늘어나는 추세
채소를 많이 먹는 것과 균형 있게 먹는 것은 다른 문제
단백질 반찬과 조리법, 먹는 순서부터 확인

몸을 가볍게 하려고 끼니마다 브로콜리와 양배추를 챙기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열량 걱정이 덜하고 속도 든든해 채소 위주의 밥상이 곧 건강한 밥상이라고 여기기 쉽다. 다만 채소를 많이 먹는 것만으로 식사의 균형까지 맞춰지는 것은 아니다.

수분 많고 열량 낮은 채소, 장 건강에도 도움 될 수 있어

브로콜리, 양배추 같은 채소는 수분이 많은 데 비해 열량이 낮은 편이다. 그래서 양을 넉넉히 먹어도 부담이 적은 식품으로 꼽힌다.

채소에 풍부한 식이섬유(몸에서 잘 소화되지 않는 탄수화물 성분)는 포만감을 주고 장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끼니를 거르기 쉽거나 반찬 가짓수가 줄어든 어르신에게 채소 반찬은 밥상을 채우는 손쉬운 방법이 될 수 있다.

밥이나 면만으로 끼니를 때우는 대신 나물 반찬이나 쌈 채소를 곁들이는 정도로도 시작할 수 있다. 양배추와 브로콜리는 익히면 부드럽고 단맛이 돌아 씹기에도 비교적 편한 재료다.

채소를 많이 먹는 것과 균형 있게 먹는 것은 다르다

채소의 장점이 곧 채소만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채소 위주로만 식사하면 근육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이 모자랄 수 있다. 어르신 식사에서 무엇보다 앞세워야 할 원칙은 특정 식품을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식품을 “골고루” 먹는 것이다.

그래서 채소 반찬 옆에 달걀, 두부, 생선, 살코기 같은 단백질 식품을 함께 올릴 필요가 있다. 여기에 잡곡밥 같은 탄수화물을 알맞게 더하면 한 끼의 구성이 한결 고르게 된다. 몸을 가볍게 하겠다며 밥과 단백질 반찬을 함께 줄이는 식사는 건강한 식단과는 별개의 문제다.

날것보다 살짝 익혀서, 먹는 순서도 살펴야

나이가 들면 소화 기능이 젊을 때보다 약해질 수 있다. 날채소를 먹은 뒤 속이 더부룩한 어르신이라면 찌거나 데쳐서 먹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식감이 부드러워져 속이 편안하고 영양소 흡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다만 오래 익힐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오래 가열하면 영양소가 손실될 수 있으므로 숨이 살짝 죽을 정도로만 익히는 편이 알맞다. 날채소를 먹어도 불편함이 없는 어르신까지 쌈 채소를 일부러 피할 이유는 없고, 각자의 소화 상태에 맞춰 조리법을 고르면 된다.

먹는 순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채소와 단백질 반찬을 먼저 먹고 밥 같은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으면 혈당(피 속 포도당 농도)이 갑자기 오르는 것을 막고, 포만감이 오래 이어져 과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습관도 함께 들이면 좋다.

약 복용 중이거나 치료 중이라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

이런 식사 요령은 일상에서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일 뿐,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과는 별개다.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어르신이라면 평소 밥상에 채소 반찬을 한두 가지 더하고 단백질 반찬이 빠지지 않았는지 살피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반면 현재 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특정 질환으로 치료를 받는 어르신은 사정이 다르다. 이런 경우 식사 방법을 새로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상담 때는 복용 중인 약의 이름과 평소 식사 내용을 함께 알리고, 채소와 단백질 식품을 어느 정도 먹어도 되는지 물어보면 된다. 약과 음식의 관계가 궁금하면 약사에게, 식단 구성 전반이 궁금하면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