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술 한 잔이 주는 졸음과 깊은 잠은 다르다
통증이 있거나 약을 먹는 어르신은 습관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밤이 깊어도 더위가 가시지 않으면 잠자리에서 이리저리 뒤척이게 된다. 더위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며 시원한 술을 한 잔 찾는 어르신도 있다. 다만 술기운에 잠깐 졸린 것과 푹 자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며, 더운 밤의 잠을 좌우하는 것은 몸속 열을 얼마나 잘 내보내느냐일 수 있다.
잠이 들려면 몸 중심의 온도가 내려가야 한다
사람이 잠드는 과정에서는 심부 체온(몸 중심부의 온도)이 조금 낮아져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여름에는 밤에도 덥고 습한 날이 이어져 몸이 쉽게 식지 않는다. 몸이 잠들 준비를 마치지 못하니 잠자리에 누워도 잠이 늦게 찾아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잠들기 전 몸의 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을 권한다. 대표적인 것이 잠자는 자세, 샤워 시간과 물 온도, 술을 대하는 태도다. 모두 약이나 특별한 도구 없이 시도할 수 있지만, 이런 습관이 수면 문제 전체를 해결해 준다고 볼 수는 없다.
옆으로 눕는 자세와 미지근한 물 샤워
옆으로 누우면 몸이 침대에 닿는 면적이 줄어든다. 그만큼 몸속 열이 공기 중으로 더 쉽게 빠져나가 체온이 자연스럽게 내려가고, 잠들기가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열이 빠지는 원리에 따른 설명으로, 옆으로 자는 자세가 누구에게나 맞는다는 뜻은 아니다.
샤워는 잠들기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샤워를 마친 뒤 체온이 서서히 내려가면서 잠들기 좋은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지근한 물은 피부 혈관을 살짝 넓혀 몸속 열이 밖으로 나가는 길을 터 주는 것으로 설명된다.
더운 날에는 찬물 샤워가 더 시원할 것 같지만, 당장 느끼는 시원함과 몸의 열이 실제로 빠져나가는 것은 다르다. 열을 식히는 데는 차가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방법의 핵심이다.
술이 주는 졸음과 깊은 잠은 다르다
잠들기 전 마시는 술은 시원하게 느껴지고 잠시 졸음을 부르는 듯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몸의 온도를 높여 깊은 잠을 방해하고, 밤중에 잠을 깨게 할 수 있다. 몸을 식혀야 잠이 오는 여름밤에는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 더워서 잠이 안 오는 밤일수록 잠자리에 들기 전의 술은 멀리할 필요가 있다.
통증이 있거나 약을 먹는다면 먼저 물어야 한다
이런 방법이 모든 어르신에게 똑같이 맞는 것은 아니다. 허리나 어깨가 불편한 어르신은 옆으로 자는 자세가 통증을 더할 수 있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워 몸의 균형을 맞추는 등 자신의 몸에 편안한 자세를 찾을 수 있다. 통증 없이 옆으로 눕는 데 불편이 없는 어르신이라면 부담 없이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다.
고혈압약이나 당뇨약 등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술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약과 술이 서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저녁 술자리나 잠들기 전 음주에 대해 주치의나 약사에게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생활 습관은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하나씩 해 보면서 몸의 반응을 살피는 편이 무리가 적다. 이런 방법을 실천해도 잠이 너무 오지 않거나 불편한 점이 계속되면 더위 탓으로만 넘기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료를 받을 때는 잠드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밤에 몇 번 깨는지, 먹고 있는 약은 무엇인지를 미리 적어 가면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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