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와 잠드는 힘은 별개이며 낮 습관이 밤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낮잠 시간과 오후 음료부터 살피고 약을 먹는다면 주치의와 상의한다
종일 몸을 움직여 피곤한데도 잠자리에 누우면 눈이 말똥말똥해지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렇게 뒤척이는 밤이 이어지면 나이 탓이나 그날의 피로 탓으로 돌리기 쉽다. 다만 피곤하다고 해서 반드시 잠이 잘 오는 것은 아니며, 무심코 이어 온 생활 습관이 잠을 방해하고 있을 수 있다.
잠들기 전부터 시작되는 몸의 준비
사람의 몸은 잠들기 몇 시간 전부터 서서히 수면 상태로 옮겨 간다. 이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준비 과정이 흐트러질 수 있다. 눈여겨볼 습관은 긴 낮잠, 오후의 카페인, 늦은 시간의 격한 운동, 잠자리 화면 시청, 밤늦은 야식 다섯 가지다.
낮잠은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되지만 30분을 넘기거나 오후 늦게 자면 밤에 잠이 오지 않을 수 있다. 밤잠이 모자라면 낮에 다시 졸리고, 그래서 또 낮잠을 자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카페인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건강한 성인도 몸속 카페인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4~5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후 4시에 커피를 마시면 밤 8~9시에도 절반가량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커피뿐 아니라 녹차, 홍차, 콜라, 일부 에너지 음료, 초콜릿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다.
잠들기 직전의 격한 운동은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체온을 올려 뇌와 신경계를 깨울 수 있다. 스마트폰과 텔레비전의 밝은 빛은 수면을 돕는 호르몬 분비를 방해할 수 있고, 흥미로운 내용 자체도 뇌를 계속 자극한다. 기름지거나 맵고 짠 야식은 소화에 시간이 오래 걸리며, 배부른 채 누우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위산 역류(위산이 식도로 거꾸로 올라오는 현상)로 속이 쓰려 잠을 설칠 수 있다.
운동이 해로운 것이 아니라 시간이 문제다
이들 습관이 그 자체로 해롭다는 뜻은 아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건강과 숙면에 도움이 되며, 짧은 낮잠도 피로 회복에 쓸모가 있다. “하느냐 마느냐”와 “언제 얼마나 하느냐”는 다른 문제이고, 밤잠과 관련해 살필 것은 주로 뒤쪽이다.
카페인의 영향도 사람마다 다르다. 분해 속도에 차이가 있어 어떤 어르신은 같은 양을 마셔도 영향을 더 오래 받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저녁에 커피를 마시고도 잘 잔다고 해서 자신에게도 괜찮다고 볼 수는 없다.
습관 조정으로 시작할 사람과 상담이 먼저인 사람
낮잠이 길거나 오후에도 커피를 즐기는 경우, 잠자리에서 휴대전화를 오래 보거나 밤늦게 음식을 먹는 경우라면 습관을 고쳐 보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낮잠은 20~30분 정도로 줄이고 가능하면 오후 3시 이전에 끝내는 것이 권장된다. 자명종을 맞춰 두면 시간을 지키기 쉽고, 그 뒤에 졸리면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습관을 바꿔도 잠 때문에 많이 힘들거나 복용 중인 약이 있는 어르신은 혼자 조절하기보다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생활 습관 조언은 일반적인 내용이어서 개인의 건강 상태나 약 복용까지 반영하지는 못한다.
오늘 저녁부터 확인할 것들
점심 이후에는 커피 대신 보리차, 옥수수차, 물, 카페인 없는 허브차를 고르는 방법이 있다. 저녁에는 녹차, 콜라, 초콜릿처럼 카페인이 숨어 있는 음식도 살필 필요가 있다. 저녁 운동을 한다면 잠들기 2~3시간 전에 마치고, 밤에는 땀이 나지 않는 스트레칭이나 느린 걷기, 명상 정도로 몸을 풀어 주는 것이 좋다.
잠들기 1시간 전부터는 조명을 조금 낮추고 스마트폰과 텔레비전을 꺼 두는 것이 권장된다. 그 시간은 따뜻한 물 샤워, 조용한 음악, 독서로 채울 수 있다. 잠이 오지 않을 때도 휴대전화를 집어 들기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한 활동을 하다가 다시 눕는 편이 낫다.
식사는 잠들기 최소 2~3시간 전에 마치고, 출출하면 소화가 잘되는 죽이나 따뜻한 우유 한 잔 정도로 달래는 것이 좋다. 며칠 동안 낮잠 시간, 마지막 커피 시간, 저녁 식사 시간을 적어 두면 어떤 습관이 걸리는지 살피기 쉽고 진료 때 설명 자료로도 쓸 수 있다. 약을 먹고 있거나 잠 문제가 계속되면 이 내용을 들고 주치의나 약사에게 묻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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