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연구 단계로, 위험을 미리 살피는 일과 병을 진단하는 일은 구분해야 한다
기억력이 걱정되면 검사 소식을 기다리기보다 주치의나 보건소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약속을 잊거나 물건 둔 곳이 떠오르지 않는 일이 잦아지면 어르신과 가족은 뇌 건강부터 걱정하게 된다. 피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병(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 위험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최근 이런 가능성을 살핀 연구 소식이 전해졌다. 다만 이 방법은 아직 연구 단계에 있으며, 지금 당장 병의 유무를 가려 주는 검사로 받아들일 일은 아니다.
타고난 설계도와 현재의 활동을 함께 본다
연구에서 소개된 방법은 혈액에 담긴 아주 작은 유전자 정보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몸의 “타고난 설계도”에 해당하는 정보와, 그 설계도가 “현재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정보를 함께 분석한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과학자들은 두 가지 정보를 함께 분석하면 알츠하이머병이 생길 위험이 높은 사람을 지금보다 더 정확하게 찾아낼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뇌 건강 문제가 겉으로 드러나기 훨씬 전부터 몸에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을 일찍 알아내면 대비와 관리도 그만큼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위험을 예측하는 일과 병을 진단하는 일은 다르다
이번 소식을 읽을 때 먼저 구분할 점이 있다. 위험이 높다는 예측과 실제로 병에 걸렸다는 진단은 다르다. 위험이 높게 나온 사람이 반드시 병에 걸린다는 뜻은 아니며, 낮게 나왔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가능성이 커진다”는 표현과 “이미 쓸 수 있다”는 말도 별개다. 연구 결과는 앞으로 위험 확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보여 주는 데 그치며, 언제 실제 진료에 쓰일지는 이 소식만으로 알 수 없다. 위험을 알아내는 일 또한 병을 치료하는 일과는 별개여서, 희망적인 소식으로 받아들이되 지나친 기대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검사 소식과 상관없이 해 볼 수 있는 생활 관리
새 검사법의 쓰임이 정해지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일상에서 챙길 수 있는 습관은 있다. 몸 움직이기가 대표적이다. 걷기, 맨손 체조, 가벼운 스트레칭은 뇌로 가는 혈액 순환을 돕고 뇌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조금씩이라도 매일 이어 가는 편이 좋다.
식사에서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 푸른 생선을 챙기고 기름진 음식과 지나치게 달거나 짠 음식은 줄이는 방향이 권해진다. 책 읽기, 신문 보기, 퍼즐, 글쓰기, 그림 그리기 같은 활동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법을 새로 배우는 일도 뇌를 쓰는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마음을 돌보는 일도 빠뜨릴 수 없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 충분히 자며, 가족이나 친구와 자주 만나 웃고 이야기하는 시간도 뇌 건강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기억력이 걱정되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상담부터
이런 생활 습관은 뇌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특정 질병을 직접 치료하는 방법은 아니다. 깜빡하는 일이 있어도 나이 탓인지 질환의 신호인지는 혼자 가리기 어렵다. 깜빡하는 일이 잦아져 걱정되는 어르신이라면 생활 습관만 믿고 넘기기보다 전문가의 확인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운동이나 식단을 새로 바꾸려는 어르신은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으므로 약 이름을 정리해 주치의나 약사에게 보여 주는 것이 좋다. 진료실에서는 언제부터 어떤 일을 자주 잊었는지 가족과 함께 정리해 설명하고, 혈액 검사 소식이 궁금하다면 지금 받을 수 있는 검사가 무엇인지 함께 물어보면 된다. 어디부터 찾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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