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자주 붓고 종아리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는 어르신이라면
나이 탓이나 피로로 넘기기 전에 정맥 판막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어
생활 습관을 살피고 증상이 심해지면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저녁이 되면 종아리가 돌덩이처럼 무겁고, 더운 날에는 다리 혈관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런 불편은 흔히 나이가 들어서, 혹은 피곤해서 생긴 일로 여겨진다. 다만 같은 증상이 되풀이된다면 하지정맥류(다리 정맥에 피가 고여 혈관이 늘어나고 튀어나오는 질환)와 관련이 있는지 한 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판막이 약해지면 피가 아래로 고인다

다리의 정맥은 피를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통로다. 그 안에는 피가 거꾸로 흐르지 않도록 막는 작은 문, 판막이 있다. 이 판막이 약해지거나 망가지면 위로 올라가야 할 피가 아래쪽에 고일 수 있고, 그 결과 다리가 붓고 무겁게 느껴지거나 혈관이 불룩하게 튀어나올 수 있다.

초기 증상은 대수롭지 않게 보이기 쉽다. 다리가 조금 저리거나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정도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혈관이 울퉁불퉁해지고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단순한 피로와 반복되는 증상은 구분해야

어르신은 나이가 들면서 혈관이 자연스럽게 약해질 수 있고,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지내는 시간이 길면 다리에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 이런 조건에 해당하면서 붓기와 무거움이 자주 반복된다면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이 탓으로 넘겼다가 나중에 불편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다리가 붓거나 무겁다는 이유만으로 하지정맥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증상만 보고 스스로 내린 판단과 의사의 진단은 별개다. 생활 습관 관리 역시 불편을 덜고 다리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걷기와 자세 바꾸기, 다리 올리기가 기본

일상에서 먼저 해볼 만한 것은 걷기다. 걸을 때 움직이는 다리 근육은 피가 위로 올라가도록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 30분가량 가볍게 걷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고, 앉아 있을 때는 발목을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발가락을 꼼지락거리거나 다리를 쭉 펴고 발끝을 몸 쪽으로 당기는 동작을 되풀이할 수 있다.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는 습관도 필요하다. 집안일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중에도 틈틈이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자세를 바꾸면 다리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릎이나 허리가 불편한 어르신은 무리해서 걷기보다 앉아서 하는 스트레칭 위주로 하는 편이 낫다.

잠자리에서는 베개나 도톰한 이불을 종아리 아래에 받쳐 다리를 심장보다 10~15cm가량 높이는 방법이 있다. 밤사이 다리에 고인 피가 심장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부종(몸이 붓는 증상)을 줄이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너무 높으면 오히려 불편할 수 있으므로 편안한 높이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압박스타킹은 고르기 전에 먼저 물어야

약국이나 의료기 상점에서 구할 수 있는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다리를 적절히 눌러 피가 아래로 쏠리는 것을 막는 용품이다. 다만 파는 곳에서 쉽게 살 수 있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같은 제품이 맞는 것은 아니다. 어떤 제품이 맞는지, 압박 강도를 어느 정도로 할지는 주치의와 상의한 뒤 정할 필요가 있다.

혈액순환 관련 약을 먹고 있거나 다른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특히 착용 전에 주치의에게 먼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진료실에서는 다리 증상이 언제부터 나타났는지, 어떤 때 심해지는지, 복용 중인 약이 무엇인지 함께 알리면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일찍부터 잘 관리하면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질환으로 꼽힌다. 생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데도 증상이 점점 심해지거나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주치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