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가는 기침과 숨참을 나이 탓으로 넘기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감기처럼 시작하는 COPD는 초기에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다
두 달 넘게 이어지면 주치의에게 폐 기능 검사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계단 몇 칸만 올라도 숨이 차고 기침이 좀처럼 멎지 않을 때, 많은 어르신이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거나 “감기가 오래간다”고 생각하고 넘어간다. 다만 이런 증상이 모두 노화나 감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랫동안 이어지는 기침과 가래, 숨참은 폐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어 한 번쯤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숨길이 좁아지고 폐가 약해지는 병

이때 살펴볼 만한 병이 COPD(만성 폐쇄성 폐 질환)다. 폐와 기관지(숨이 드나드는 길)에 염증이 생겨 숨쉬기가 점차 힘들어지는 질환으로, 담배 연기나 미세먼지 같은 해로운 공기를 오랜 기간 들이마시면서 폐가 약해져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이 슨 수도관의 안쪽이 좁아지듯 숨길도 좁아져 공기가 원활하게 오가지 못하게 된다.

폐 속 작은 공기주머니인 허파꽈리가 손상되는 것도 문제다. 허파꽈리가 망가지면 몸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받아들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어르신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는 병으로 꼽히는 만큼, 노년기의 숨참을 가볍게만 볼 일은 아니다.

감기와 비슷한 첫 증상, 나이 탓과는 구분해야

COPD를 놓치기 쉬운 이유는 시작이 가볍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감기처럼 가벼운 기침이나 가래 정도로 나타나, 나이 탓이나 더운 날씨 탓으로 돌리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방치하면 숨쉬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가래가 늘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이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기침이 난다고 해서 모두 COPD인 것은 아니다. 며칠 앓고 지나가는 감기 기침과 두 달 이상 이어지는 기침은 다르게 볼 필요가 있고, 증상만으로 병명을 스스로 판단하는 것과 검사로 확인하는 것은 별개다. 정확한 원인은 진찰을 받아야 알 수 있다.

더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기침이나 가래가 두 달 넘게 계속되거나 예전보다 숨이 많이 찬다고 느끼는 어르신은 진찰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담배를 피웠던 이력이 있는 경우, 폐렴이나 결핵 같은 폐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지금 담배를 끊었더라도 과거 흡연 이력은 진료 때 알리는 것이 좋다.

반대로 증상이 짧게 지나갔고 위와 같은 이력이 없다면 지나치게 불안해할 일은 아니다. 다만 숨참이 점점 심해지는 것처럼 변화가 느껴진다면, 담배를 피운 적이 없더라도 혼자 판단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금연과 공기 관리부터, 궁금한 점은 주치의에게

가장 먼저 꼽히는 실천은 금연이다. 담배 연기는 폐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혼자 끊기 어렵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가까운 보건소에 금연 상담을 문의하는 방법도 있다. 금연이 폐를 지키는 데 중요하다는 점과 이미 생긴 증상이 저절로 사라진다는 기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공기 관리도 함께 챙길 만하다.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줄이고, 꼭 나가야 한다면 마스크를 빈틈없이 쓰는 것이 권장된다. 실내에서는 주기적으로 환기해 깨끗한 공기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무리하지 않는 걷기나 가벼운 체조, 채소와 과일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는 전반적인 몸 관리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생활 습관이 치료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며, 복용 중인 약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운동이나 식단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병원에 갈 때는 기침과 가래가 언제부터 이어졌는지, 숨이 어느 때 차는지, 흡연 이력과 과거 폐 질환은 무엇인지 미리 정리해 두면 설명하기 쉽다. 폐 상태는 병원에서 간단한 폐 기능 검사(폐가 공기를 얼마나 잘 드나들게 하는지 살피는 검사)로 알아볼 수 있으므로, 주치의에게 이 검사가 필요한지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