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보호대를 오래 차면 근육이 약해진다는 걱정이 적지 않다
일시적인 피로감과 영구적인 근력 약화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통증이 있을 때만 쓰고, 낫지 않으면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부터 확인

텃밭을 가꾸거나 손주를 안아 올릴 때 팔꿈치가 욱신거리면 많은 어르신이 보호대부터 떠올린다. 그러면서도 오래 차면 팔 힘이 빠지는 것은 아닌지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만 보호대가 근육을 영구적으로 약하게 만든다는 의학적 근거는 아직 없으며, 오히려 눈여겨볼 대목은 통증이 줄어든 틈에 팔을 더 무리하게 쓰는 습관일 수 있다.

밴드형과 슬리브형, 쓰임새가 다르다

팔꿈치 보호대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팔뚝을 꽉 잡아 주는 밴드형과, 팔토시처럼 팔 전체를 감싸는 슬리브형이다.

밴드형은 아픈 부위 아래쪽 근육을 눌러 힘줄이 받는 부담을 덜어 주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흔히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로 불리는 상과염(팔꿈치 바깥쪽이나 안쪽 뼈 돌출부 주변 힘줄에 생기는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슬리브형은 팔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 순환을 돕는 목적으로 쓰일 때가 많다. 어르신의 팔꿈치 통증에는 대체로 밴드형이 권해지는 편이지만, 어느 쪽이 맞는지는 통증의 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피로감과 근력 약화는 다르다

보호대를 찼을 때 힘이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근육의 움직임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맨팔로 움직일 때보다 빨리 피로해질 수 있고, 이런 느낌은 보호대를 벗으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으로 설명된다. 착용 중의 일시적인 피로감은 근육이 영구적으로 약해지는 것과는 별개다.

더 살펴야 할 문제는 통증 신호가 가려지는 일이다. 팔꿈치 통증은 지금 쉬거나 자세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몸의 경고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보호대로 통증이 잠시 줄면 다 나았다고 여기고 팔을 더 쓰게 될 수 있고, 그만큼 손상이 이어져 통증이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보호대는 통증을 덜어 주는 보조 도구일 뿐, 원인을 해결해 주는 치료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언제 차고 언제 벗을까

보호대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우는 통증이 있는 어르신이 팔꿈치를 많이 쓰는 활동을 앞두고 있을 때다. 활동 직전에 차고, 끝나면 바로 벗어 혈액 순환이 원활하도록 하는 방식이 권해진다. 잠자리에 들거나 쉴 때도 벗어 두는 편이 낫다. 반대로 통증이 없는데도 예방을 위해 계속 차고 지내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착용 위치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밴드형은 팔꿈치 뼈 바로 위가 아니라, 뼈에서 손가락 두세 마디쯤 아래 근육이 도톰한 곳에 두른다. 지나치게 조이면 손끝이 저리거나 차가워지고 피부색이 변하거나 팔이 부을 수 있는데, 이는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보호대를 풀어야 하며, 평소에는 편하게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조이는 것이 적당하다.

근육 운동을 병행하고, 낫지 않으면 진료를

보호대에만 기대기보다 바른 자세를 익히고 팔꿈치 주변 근육을 꾸준히 단련하는 편이 근본적인 관리에 가깝다. 집에서 해 볼 만한 방법으로는 손목 운동이 있다. 의자에 앉아 팔뚝을 책상에 편히 올리고 가벼운 아령이나 물통을 쥔 뒤,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해 손목을 들어 올렸다가 3~4초간 버티며 천천히 내린다.

이 동작을 15번씩 3세트 반복하고,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해 같은 방법으로 이어 간다. 운동 전후에 손목 스트레칭과 따뜻한 찜질을 곁들이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운동 중 통증이 심해진다면 무리하게 이어 가지 말고 멈추는 것이 안전하다.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어르신은 혼자 판단하기보다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거나 복용 중인 약이 있는 경우에도 보호대 착용이나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상의하는 것이 좋다. 진료 때는 언제 어떤 동작에서 아픈지, 보호대를 얼마나 자주 차는지를 정리해 주치의에게 묻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