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챙겨 먹어도 금세 졸리고 허기지는 어르신이 있다
배를 채우는 일과 에너지가 오래가는 식사를 고르는 일은 다르다
먹는 순서와 음료부터 살피고 약을 먹는다면 주치의와 상의가 필요하다

아침을 든든히 먹었는데도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몰려온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궁금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끼니를 거르지 않았다고 해서 몸이 편한 아침 식사를 했다고 볼 수는 없으며, 무엇을 어떤 순서로 먹었는지도 함께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과일즙과 흰 빵, 혈당을 빠르게 올렸다 떨어뜨릴 수 있다

간편해서 아침상에 자주 오르는 달콤한 과일즙과 흰 빵은 혈당(피 속의 당 수치)을 빠르게 올렸다가 금세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런 오르내림이 나타나면 몸이 처지고 배도 일찍 고파질 수 있다. 식후의 나른함을 살필 때 아침 메뉴부터 돌아보는 이유다.

몸은 잠든 동안에도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아침에는 이를 채워 줄 필요가 있다. 이때 살필 점은 양보다 성격이다. 천천히 소화되면서 에너지를 꾸준히 내는 음식을 고르고, 영양소를 고루 갖추는 편이 달콤한 간식처럼 혈당을 갑자기 높이는 음식보다 낫다.

과일과 과일즙은 다르고, 커피와 달콤한 커피도 다르다

같은 과일이라도 마시는 것과 씹어 먹는 것은 다르다. 과일즙은 통과일보다 식이섬유(몸에서 소화되지 않는 섬유질)가 적고 한 번에 많이 마시기 쉽다. 반면 사과나 귤처럼 통째로 먹는 과일은 꼭꼭 씹는 과정에서 포만감이 커지고 섬유질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커피도 한데 묶어 볼 일은 아니다. 시럽이나 설탕을 넣지 않은 커피는 혈당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달게 마시는 커피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혈당과는 별개로 커피를 마신 뒤 속이 쓰리거나 불편하다면 식사를 마친 다음에 마시거나 양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아울러 아침 메뉴를 바꾼다고 해서 나른함이 모두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여기서 다룬 내용은 식사 방법에 관한 일반적인 안내이며, 식후 졸음이 음식 때문인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메뉴를 바꿔도 증상이 이어진다면 진료실에서 따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채소와 단백질 먼저, 빵은 통곡물로

바꾸기 쉬운 것은 먹는 순서다. 밥이나 빵에 앞서 삶은 달걀, 두부, 나물, 신선한 채소를 먼저 먹으면 혈당이 급하게 오르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속도 한결 든든해질 수 있다. 잡곡밥을 차린 날이라면 나물이나 두부 반찬에 먼저 젓가락을 대는 식이다.

빵을 즐기는 경우에는 흰 식빵이나 단맛 나는 빵 대신 통밀, 호밀 같은 통곡물 빵으로 바꿔 볼 수 있다. 여기에 삶은 달걀, 치즈, 설탕 없는 요구르트를 곁들이면 한 끼가 더 든든해진다. 잼이나 설탕을 바르는 습관은 견과류 버터나 신선한 채소로 대신할 수 있다.

음료는 물이나 설탕 없는 차가 무난하다. 갈증을 풀 때는 물이 기본이고, 보리차나 결명자차 같은 곡물차도 선택지가 된다. 맹물이 심심하다면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아침을 여는 것도 방법이다.

혈당약을 먹는 어르신은 바꾸기 전에 상의부터

이런 방법은 아침을 먹고 자주 나른해지거나 일찍 허기를 느끼는 어르신이 먼저 살펴볼 만하다. 반면 혈당 관련 약을 복용 중이거나 앓고 있는 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스스로 식단부터 바꾸기보다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건강 상태에 따라 알맞은 식사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진료 때는 평소 아침에 무엇을 먹는지, 식후 나른함이 언제 나타나는지, 복용 중인 약은 무엇인지를 함께 알리면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식단을 어떻게 바꿔도 되는지는 주치의에게, 복용 중인 약과 식사의 관계는 약사에게 물어보면 된다. 며칠 동안 아침 메뉴와 몸 상태를 적어 두었다가 보여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