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때문에 밥과 간식을 무조건 줄이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당분 자체보다 핏속에 너무 많아지는 것이 문제이고, 건강식도 많이 먹으면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끼니를 거르지 않고 양을 조절하되, 약을 복용 중이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밥상 앞에서 밥을 한 숟갈 덜어 내고, 좋아하던 빵이나 과자는 아예 찬장에 넣어 두는 어르신이 있다. 당뇨 진단을 받은 뒤 먹고 싶은 음식을 꾹 참는 것이 곧 관리라고 여기기 쉽기 때문이다. 다만 참는 것과 관리하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며, 당뇨 식단에서 먼저 살필 것은 음식의 종류보다 한 번에 먹는 양일 수 있다.

당분은 적이 아니라 에너지원이다

혈당이 걱정되면 설탕이나 탄수화물을 몸에 나쁜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당분은 몸이 쓰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당분 자체가 아니라 핏속의 당분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상태다.

그래서 밥을 무작정 줄이거나 특정 음식만 고집하는 방식은 답이 되기 어렵다. 끼니를 거른 경우가 대표적이다. 한 끼를 건너뛰면 다음 식사 때 혈당이 갑자기 오를 수 있어, 덜 먹으려던 노력이 오히려 혈당 관리를 흔들 수 있다.

“건강한 음식”과 “마음껏 먹어도 되는 음식”은 다르다

흔히 몸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도 양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현미밥이나 견과류처럼 건강식으로 꼽히는 음식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설탕을 뺐다고 내세우는 제로 설탕 음료 역시 무조건 괜찮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대로 당뇨가 있다고 해서 특정 음식을 모두 금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과자나 빵 같은 간식도 아주 조금은 맛볼 수 있고, 관건은 한 번에 얼마나 먹느냐다. 평소 먹던 양의 절반 정도를 먼저 먹어 본 뒤 배가 부르지 않을 때 조금 더 보태는 식의 조절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조금은 먹어도 된다”는 말이 “얼마든지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적당한 양이 어느 정도인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 음식을 먹은 뒤 혈당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피고 진료 때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식사 조절만 하면 되는 사람과 먼저 상의할 사람

세 끼를 정해진 시간에 챙기고 밥, 고기, 채소를 골고루 먹는 습관은 많은 어르신이 시도해 볼 만한 기본이다. 좋아하는 반찬을 조금씩 곁들이면 식사를 오래 이어 가기도 수월할 수 있다. 여기에 물을 충분히 마시고 몸을 가볍게 움직이는 생활을 더하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식후 10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이나 집 안에서 하는 맨손 체조가 그런 예다.

당뇨약을 복용 중인 어르신은 사정이 다르다. 약을 먹으면서 식사량이나 식사 시간을 바꾸면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식사 습관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현재 식단과 복용 약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콩팥이나 심장 질환 등으로 물이나 특정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라는 안내를 받은 경우도 일반적인 식사 요령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담당 의사의 지시를 우선해야 한다. 운동 중 어지럼이나 가슴 통증이 나타난다면 무리해서 이어 가지 말고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진료 전에 적어 둘 것과 물어볼 것

당뇨를 몸이 보내는 건강 신호로 받아들이면 식사 관리도 금지 목록을 늘리는 일에서 생활 습관을 살피는 일로 바뀔 수 있다. 출발점은 지금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 아는 것이다. 며칠 동안 끼니 시간, 밥의 양, 자주 먹는 간식과 음료를 적어 두면 진료실에서 설명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이 기록을 들고 주치의에게 한 끼 밥의 적당한 양, 좋아하는 간식을 먹어도 되는 양과 때, 지금 먹는 약과 식사 시간의 관계를 물어볼 수 있다. 약에 관한 궁금증은 약사에게, 식단과 운동을 꾸리는 방법은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