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해도 빠지지 않는 체중, 진료실의 의사도 같은 고민을 겪었다
체중 조절의 관건은 굶기가 아니라 적당한 양에 만족하는 식사 습관이다
약을 먹거나 만성 질환을 치료 중이라면 시작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한다

끼니를 줄여 봐도 체중계 숫자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아 속상했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몸을 가볍게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은 익숙하지만, 실천은 그만큼 쉽지 않다. 다만 체중을 줄이는 길이 곧 굶는 길이라는 생각은 흔한 오해에 가깝다. 필요한 만큼 먹고도 만족을 느끼는 습관을 들이는 쪽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의사도 피하지 못한 체중 증가

체중 조절의 어려움은 환자를 돌보는 의사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뉴스에 소개된 한 의사는 당직 근무가 잦아 배달 음식에 의존했고 운동할 시간도 내기 어려웠다. 그 사이 체중이 빠르게 늘었고, 건강검진에서 혈압과 고지혈증(혈액 속 지방이 많은 상태) 수치가 나빠졌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 의사는 식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받아 체중을 줄였다고 전했다. 그가 강조한 대목은 무조건 굶지 않고, 몸에 필요한 만큼 적당히 먹으면서도 충분히 만족을 느끼는 것이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입이 심심할 때 간식에 자주 손이 갔다는 고백도 많은 이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체중 증가는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고, 관절 부담이 커져 활동이 불편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식사 습관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 건강 지표가 나아지고 걸음걸이가 편안해질 가능성도 있다.

굶는 것과 적당히 먹는 것은 다르다

다만 한 사람의 경험이 모두에게 같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근무 환경과 나이, 지병에 따라 체중이 늘어난 이유가 다르고, 효과를 보는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와 별개로, 사례 하나만 보고 같은 방법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생활 속에서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은 있다. 첫째는 식사 속도다. 밥을 빨리 먹으면 배가 부르다는 신호가 뇌에 미처 전달되지 못해 더 먹게 될 수 있다. 음식을 충분히 씹고, 숟가락을 잠시 내려놓으며 맛과 향을 음미하면 평소보다 적은 양으로도 만족을 느끼기 쉽고 소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는 간식과 물이다. 과자나 빵, 달콤한 음료가 생각날 때 따뜻한 차나 미지근한 물을 먼저 한 잔 마셔 보는 방법이 있다. 목마름을 배고픔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습관처럼 먹던 간식만 덜어내도 하루에 먹는 열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셋째는 식탁의 구성이다. 제철 채소와 두부, 생선, 닭가슴살 같은 단백질 음식은 열량에 비해 포만감을 주고 필요한 영양소를 채우는 데 도움이 된다. 밥을 조금 덜고 채소를 두 배로 늘리는 정도로도 변화를 시작할 수 있고, 특히 단백질은 근육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몸을 움직이는 습관도 식사와 함께 챙길 필요가 있다. 거창한 운동이 아니어도 아침저녁 동네 한 바퀴 걷기, 계단 이용하기, 음악을 틀어 놓고 집안일 하기, 맨손 체조와 스트레칭이면 시작으로 충분할 수 있다. 몸을 움직이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꾸준히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시작해도 될 사람, 먼저 물어야 할 사람

특별히 치료받는 병이 없고 체중이 늘어 몸이 무겁다고 느끼는 어르신이라면 천천히 먹기, 간식 줄이기, 가벼운 걷기처럼 부담이 적은 습관부터 해 볼 수 있다. 반면 혈압약이나 당뇨약 같은 약을 먹고 있거나 고혈압, 당뇨병, 심장 질환 등으로 치료받는 어르신은 사정이 다르다. 새로운 식사 습관이나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

이미 마른 편이거나 입맛이 없어 체중이 줄고 있는 어르신도 이 조언을 그대로 적용할 일은 아니다. 밥 양을 줄이기보다 왜 체중이 빠지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평소 물이나 단백질 섭취량을 제한하라는 안내를 받은 경우에도 권장 내용을 그대로 따르기 전에 의료진의 확인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

시작 전 확인하고 물을 것

먼저 최근 건강검진 결과에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살펴보고, 며칠 동안 식사 시간과 간식 횟수를 적어 보면 무엇부터 바꿀지 가늠하기 쉽다. 진료 때는 지금 먹는 약과 함께 식사량을 줄여도 괜찮은지, 어떤 운동을 어느 정도 해도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건강한 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 만큼,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습관 하나부터 고르는 편이 현실적이다. 약과 음식의 관계가 궁금하면 약사에게, 식사와 운동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필요하면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할 수 있다. 치료 중인 병이 있다면 주치의의 조언을 먼저 듣고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