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에어컨 바람을 얼굴에 오래 쐬면 콧속이 마를 수 있다
바람만이 아니라 건조한 공기, 먼지, 복용 중인 약도 함께 살펴볼 일이다
바람 방향과 실내 습도를 먼저 점검하고 코 질환이 있으면 주치의와 상의한다

더운 날 선풍기를 얼굴 앞에 두고 잠깐 쉬었을 뿐인데 코가 답답하고 간질거린다면 바람과의 관계를 따져볼 만하다. 얼굴에 곧바로 닿는 바람이 오래 이어지면 콧속 습기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원한 바람을 쐬는 일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살펴야 할 부분은 바람의 방향과 쐬는 시간이다.

콧속이 마르면 나타나는 증상

콧속은 본래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들이마신 바깥 공기를 따뜻하고 습하게 바꿔 몸 안으로 보낸다. 그런데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을 얼굴에 오랫동안 직접 쐬면 이 습기가 계속 날아갈 수 있다. 이렇게 콧속이 바싹 마른 상태를 “비강건조증(콧속 건조증)”이라고 부른다.

증상은 답답함과 간질거림에서 시작해 코막힘, 코딱지로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코피까지 이어질 수 있다. 원인이 바람 하나로 정해지는 것도 아니다. 건조한 공기와 먼지도 콧속을 마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래서 선풍기 방향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평소 지내는 실내 환경까지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원함과 직접 바람은 다르다

시원하게 지내는 것과 얼굴에 바람을 곧바로 맞는 것은 다르다. 선풍기는 몸에서 조금 떨어뜨려 두거나 얼굴이 아닌 다른 쪽으로 돌려놓는 방법이 있다. 바람이 위쪽으로 향하게 조절하면 간접적으로 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 에어컨 역시 바람이 몸에 곧바로 닿지 않는 자리를 고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분과 습도 관리는 그다음 순서다. 미지근한 물을 목이 마르기 전에 미리, 자주 마시는 습관이 콧속 건조를 막는 데 중요한 것으로 꼽힌다.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쓰거나 젖은 수건을 널어 습도를 적당히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 어느 방법이든 생활 속 관리에 해당하며, 이미 생긴 코 질환을 치료하는 일과는 별개다.

코를 대하는 습관도 살펴볼 부분이다. 콧속이 답답하다고 코를 만지거나 후비면 점막(콧속 안쪽을 덮고 있는 얇고 부드러운 조직)이 더 상할 수 있다. 불편함이 심할 때는 따뜻한 물수건으로 코 주변을 부드럽게 찜질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자극을 주지 않으려는 노력이 먼저다.

더 조심할 어르신과 생활 관리로 살펴볼 경우

특히 조심할 쪽은 비염이나 축농증(코 주변 빈 공간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차는 병) 같은 코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이다. 이런 어르신은 여름철 콧속 관리 방법을 미리 주치의와 상의해 두면 한결 안심하고 지낼 수 있다. 복용하는 약이 있는 어르신도 살필 대목이 있다. 약 가운데 콧속을 건조하게 만드는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코 질환이 없고 바람을 오래 쐰 뒤에 가볍게 답답함을 느끼는 정도라면 바람 방향과 실내 습도, 물 마시는 습관부터 조정해 보는 방법을 먼저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콧속 불편을 건조 탓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코막힘이나 코피는 다른 원인으로도 생길 수 있어 스스로 원인을 결론 내리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집에서 확인하고 주치의에게 물을 것

먼저 집 안을 살핀다. 선풍기와 에어컨 바람이 앉거나 눕는 자리의 얼굴로 곧장 향하는지, 실내 공기가 지나치게 건조하지 않은지, 먼지가 쌓여 있지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물을 목마를 때만 마시고 있는지도 함께 돌아볼 부분이다.

이렇게 관리해도 불편이 이어지거나 코피가 나는 경우에는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진료 때에는 언제부터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 비염이나 축농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지 알리는 것이 좋다. 먹는 약 가운데 콧속을 마르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는 주치의나 약사에게 약 이름을 보여 주고 물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