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뇌 활동 습관과 치매 예방 효과의 입증은 별개의 문제다
짧은 시간부터 시작하고 몸에 이상이 있으면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같은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을 켜는 일이 뇌 건강을 지키는 습관이 될 수 있을까. 경증 치매(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단계의 치매) 진단을 받았는데도 정신이 또렷하다는 90대 어르신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이런 물음에 관심이 모인다. 다만 한 사람의 경험을 곧바로 치매를 막는 방법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흔한 오해다.
값비싼 약 대신 매일 같은 시간의 스마트폰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때 나라의 경제 발전에 힘을 보탠 인물로, 평생 뇌를 활발히 써 온 90대 어르신이다. 병원에서는 경증 치매 진단을 받았지만, 곁에서 돌보는 요양보호사가 “치매 흔적도 없다”고 말할 만큼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 어르신의 일과에서 눈에 띄는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매일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마트폰으로 하루 2~3시간씩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이다. 특별한 약이나 값비싼 건강식이 비결로 꼽힌 것은 아니다.
이런 습관이 주목받는 까닭은 뇌가 규칙적인 자극에 반응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생각하는 과정에서 활성화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소통과 게임, 읽기와 듣기를 손안에서 한꺼번에 할 수 있어 이런 활동을 돕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좋은 습관과 치매 예방 효과는 다르다
이 사례는 어디까지나 한 어르신의 경험이다. 스마트폰 습관이 정신을 맑게 지켜 준 원인인지, 평생 활발했던 뇌 활동이나 다른 요인이 함께 작용했는지는 이 이야기만으로 가려내기 어렵다. 같은 습관을 따라 한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는 없다.
“증상이 없어 보인다”는 주변의 인상과 의학적 진단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겉으로 멀쩡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진단을 가볍게 여기거나 진료를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스마트폰 활동은 일상의 보탬으로 삼되, 진단과 치료는 의료진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하루 2~3시간이라는 수치도 그 어르신의 생활 방식일 뿐, 모두가 지켜야 할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들여다보면 눈이 피로해지고 목과 어깨가 아플 수 있어,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게 시간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시도해 볼 만한 사람과 먼저 살펴야 할 사람
깜빡하는 일이 늘어 걱정되는 어르신, 스마트폰이 낯설지만 배워 볼 뜻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부담 없이 시도해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아침이나 점심 식사 뒤 쉬는 때처럼 편안한 시간을 하나 정하고, 10분이나 20분으로 짧게 시작해 차츰 늘리는 방법이 있다.
활동은 흥미를 느끼는 것부터 고르면 이어 가기 쉽다. 손주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자녀와 영상 통화를 하는 일, 스도쿠(숫자를 규칙에 맞춰 칸에 채우는 퍼즐)와 낱말 퍼즐, 틀린 그림 찾기 같은 두뇌 게임, 신문 기사나 짧은 칼럼 읽기, 좋아하는 노래와 옛날이야기 듣기가 대표적이다. 사용법이 어렵다면 자녀나 가까운 사람에게 배우면 되고, 무료로 쓸 수 있는 앱도 많다.
반면 스마트폰을 쓴 뒤 두통이나 어지러움, 손목 통증이 나타나는 어르신은 습관을 굳히기보다 사용을 멈추고 원인을 살피는 일이 먼저다. 만성질환(오랫동안 이어지는 병)으로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도 새로운 생활 습관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지 미리 전문가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작 전에 확인하고 물어볼 것
습관을 들이기 전에는 지금의 건강 상태에 무리가 없는지, 먹고 있는 약과 관련해 주의할 점이 있는지 주치의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약에 관한 궁금증은 단골 약사에게 확인할 수 있다.
사용하는 동안에는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하고,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을 쉬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시간이 길어졌다면 잠시 멈추고 다른 활동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
기억력 변화가 걱정된다면 스마트폰 습관만 믿고 기다리기보다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거나 가까운 보건소에 검사와 상담을 문의할 필요가 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