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과 말막힘을 나이 탓으로 넘기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대부분은 피로나 건망증일 수 있으나 드물게 뇌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반복되거나 다른 증상이 겹치면 메모해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갑자기 눈앞이 핑 돌거나 방금 하려던 말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은 많은 어르신에게 낯설지 않다. 나이가 들면 그럴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도 흔하다. 다만 이런 증상이 모두 노화나 피로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드물지만 뇌 건강과 관련된 중요한 신호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운동 중 어지럼증, 병원에서 알게 된 뜻밖의 병

평소처럼 운동을 하던 중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고 간단한 단어조차 떠올리지 못해 병원을 찾았다가, 예상하지 못한 큰 병을 알게 된 사례가 전해진다. 처음에는 피로나 일시적인 건망증으로 여기기 쉬운 증상이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뇌는 우리 몸의 여러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곳에 암과 같은 질환이 생기면 영향을 받는 기능에 따라 증상도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어지럼증과 기억력 저하, 어눌한 말투 외에도 두통, 메스꺼움, 구토가 나타나기도 하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증상이 있다는 것과 병이 있다는 것은 다르다

어지럽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뇌 질환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어지럼증이나 말막힘은 피로를 비롯해 다양한 이유로 나타날 수 있고, 뇌에 생긴 암이 원인인 경우는 아주 드문 편에 속한다. 증상만으로 원인을 스스로 가려내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

복용 중인 약도 살펴볼 대목이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꾸준히 먹는 약이 있다면 몸에 나타난 이상이 약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더라도 약 때문이라고 짐작해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거나 바꾸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약을 계속 먹을지, 조정이 필요한지는 주치의가 판단할 문제다.

지켜볼 수 있는 경우와 상담이 필요한 경우

피곤한 날 잠깐 어지러웠거나 어쩌다 한 번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몸 상태를 살피면서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조금이라도 걱정이 된다면 다음 진료 때 이야기를 꺼내 두는 편이 낫다.

반면 평소와 달리 어지럼증이 갑자기 반복되거나, 말이 자꾸 엉키고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일이 이어진다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마비되는 느낌,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다. “괜찮겠지” 하며 넘기기보다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이런 증상이 갑자기 심하게 나타났다면 진료 예약을 기다릴 일이 아닐 수 있다. 얼굴 마비나 말 어눌함, 한쪽 팔다리의 힘 빠짐은 뇌졸중에서도 널리 알려진 증상이어서, 이때는 주저하지 말고 119에 연락해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증상과 먹는 약부터 적어 주치의에게 묻는다

진료실에 가기 전에는 불편했던 점을 메모해 두면 상담에 도움이 된다. 언제 어떤 증상이 나타났는지, 얼마나 자주 되풀이되는지, 함께 나타난 변화가 있는지를 적어 두면 설명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복용 중인 약의 이름도 함께 적어 가면 좋다.

주치의에게는 이 증상이 약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지, 약 복용에 변화가 필요한지,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를 물어볼 수 있다. 어르신의 평소 건강 상태를 잘 아는 주치의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첫걸음이다. 약에 관한 궁금증은 단골 약사에게 물어보는 방법도 있다.

평소 생활 관리도 전반적인 건강을 지키는 바탕이 된다. 균형 잡힌 식사와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같은 규칙적인 운동을 이어 가고, 가까운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취미 활동을 하며 지나친 걱정을 덜어 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생활 습관을 챙기는 일이 진료를 대신할 수는 없으므로, 달라진 증상이 있다면 먼저 주치의나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