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량 이상, 부정출혈, 정기 검진은 찾아갈 시점이 달라
폐경 뒤 출혈은 양이 적어도 주치의와 상의부터
생리 때가 아닌데 속옷에 피가 비치거나 분비물이 평소와 달라졌을 때, 언제 병원에 가야 할지 망설이는 여성이 적지 않다. 출혈이 멎은 뒤에 가는 편이 낫다고 여기거나, 갱년기가 지났으니 산부인과와는 멀어졌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다만 나이가 들었다고 여성 건강을 살필 필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진료받기 알맞은 시점은 증상과 검사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나이 들어도 이어지는 자궁 질환 증상
자궁에 혹이 생기는 자궁근종, 자궁벽이 두꺼워지는 자궁선근증 같은 질환은 나이가 든 뒤에도 불편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생리 기간이 아닌데 피가 나오는 경우, 생리가 지나치게 오래 이어지는 경우, 분비물이 평소와 달라진 경우가 병원을 찾게 되는 흔한 이유다.
이런 변화가 곧바로 특정 질환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증상만으로 원인을 스스로 가늠하기는 어렵고, 원인을 가려내려면 진료가 필요하다. 그만큼 어느 시점에 진료실을 찾느냐가 진단의 정확도와 치료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생리량 이상과 부정출혈은 시점이 다르다
생리량이 평소보다 많거나 덩어리 피가 보일 때, 질염처럼 불편한 증상이 있을 때는 생리가 완전히 끝난 직후에 진료를 받는 편이 좋다. 생리 중에는 자궁내막(자궁 안쪽 벽)이 두껍게 부풀어 있어 작은 혹이나 이상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리가 끝난 뒤에는 자궁 안을 더 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다.
부정출혈(생리 기간이 아닌 때의 출혈)은 이와 반대다.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 있으므로 피가 나오고 있는 바로 그때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출혈이 이어지는 동안 진료를 받아야 자궁경부, 자궁내막, 질 가운데 어디에서 피가 나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쉽다. 출혈이 멈추기를 기다렸다가 가는 것은 권장되는 방법이 아니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생리 끝나고 3~5일 뒤
증상 없이 받는 정기 검진은 또 다르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생리가 끝나고 3~5일 정도 지난 때가 알맞은 시기로 꼽힌다. 생리 중이거나 출혈이 있을 때 세포를 채취하면 피와 분비물 때문에 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재검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정리하면 증상을 확인하는 진료와 세포를 채취하는 검사는 기준이 다르다. 비정상적인 출혈은 나오고 있을 때 바로 진료를 받고, 예정된 검진은 깨끗한 상태에 맞춰 잡는 것이 원칙이다. 검진을 앞두고 출혈이 있다면 검사 일정만 미룰 일이 아니라 그 출혈 자체를 진료받을 필요가 있다.
폐경 뒤 출혈과 복용 약은 먼저 알려야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생리 주기에 맞춘 시점은 생리가 남아 있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고, 폐경이 지난 어르신은 사정이 다르다. 폐경 뒤에 나오는 피는 양이 적더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피가 굳는 것을 막는 약)처럼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먹는 어르신은 출혈이 평소보다 심하게 느껴지거나 지혈이 잘되지 않을 수 있다. 어떤 증상으로 병원을 찾든 복용 중인 약의 종류를 빠짐없이 의료진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앞서 설명한 시점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기준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 계획을 대신하지 못한다. 진료를 받기 전에 출혈이 시작된 때와 양, 분비물의 변화, 복용 중인 약 이름을 적어 두면 설명하기 쉽다. 언제 방문하고 어떤 검사를 받을지는 산부인과 주치의와 상의해 정하고, 복용 약에 관한 궁금증은 약사에게도 물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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