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가 적게 나가도 뱃살이 나왔다면 안심하기 이르다
체중을 줄이는 일과 몸속 지방을 관리하는 일은 다르다
만성질환 약을 먹고 있다면 식사와 운동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가 먼저다

저울에 오른 숫자가 그대로인데 바지 허리만 점점 끼는 어르신이 있다. 몸무게가 늘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여기기 쉽지만, 체중계의 숫자만으로는 몸속 사정을 다 알기 어렵다. 다만 살을 빼는 것 자체가 건강 관리의 목표라는 생각도 흔한 오해다. 무작정 굶어 체중을 줄이는 방식과 몸에 쌓인 지방을 관리하는 일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몸속 지방, 외모보다 만성질환과 얽힌 문제다

몸에 지방이 많은 상태는 겉모습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핏속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비정상인 상태, 흔히 고지혈증으로 부른다) 같은 만성질환의 위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심장병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체중 관리의 초점은 저울의 숫자를 낮추는 데만 두기 어렵다. 어르신의 체중 관리는 만성질환 위험을 줄이고 일상을 편안하게 이어 가기 위한 건강 관리로 볼 필요가 있다.

적은 몸무게와 건강한 몸은 다르다

주의가 필요한 경우가 몸무게는 적은데 배만 볼록하게 나온 어르신이다. 겉으로는 말라 보여도 몸속 장기 사이에 지방이 쌓여 있을 수 있고, 이런 지방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몸무게가 적다는 사실과 뱃살 관리가 필요 없다는 판단은 별개인 셈이다.

반대로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해서 곧바로 큰 병을 걱정하거나 끼니를 거를 일도 아니다. 체중이나 뱃살만으로 질환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고, 실제 건강 상태는 진료와 검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가끔 허리둘레를 재어 몸의 변화를 살피는 정도이며, 그 변화가 눈에 띈다면 진료 때 함께 이야기해 볼 만하다.

굶기보다 골고루, 무리하기보다 꾸준히

식사는 무작정 굶기보다 골고루 먹으면서 양을 조절하는 쪽이 바람직하다. 채소, 해조류, 콩류를 넉넉히 먹고 살코기, 생선, 두부 같은 단백질 식품은 끼니마다 챙기는 방법이 권장된다. 흰쌀밥은 잡곡밥으로 바꾸고 빵, 떡, 면, 과자, 단 음료는 줄이며, 음식은 튀기는 대신 삶거나 쪄서 조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은 갑자기 강도를 높이면 다칠 위험이 있다. 집 근처 걷기, 맨손 체조,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시작해 하루 15~20분 정도 움직이고, 몸이 적응하는 대로 시간을 차츰 늘려 가는 방식이 알맞다. 여기에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 같은 가벼운 근력 운동을 곁들이면 몸속 지방을 줄이고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함께 들일 필요가 있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조금씩 물을 마시면 몸속 노폐물을 내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설탕이 많이 든 주스나 탄산음료는 피하는 편이 낫다. 이런 변화는 단번에 결과를 기대하기보다 조급해하지 않고 오래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약을 먹는 어르신은 시작 전에 주치의와 상의를

혈압약이나 당뇨약 같은 만성질환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새로운 운동이나 식단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식단과 운동에 큰 변화를 주려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같은 방법이라도 건강 상태와 복용 약에 따라 맞고 안 맞음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특별히 앓는 병이 없고 복용하는 약도 없는 어르신이라면 가벼운 걷기와 식사 조절부터 시작해 볼 수 있다. 그렇더라도 실천 도중에 몸에 이상을 느낀다면 혼자 판단해 이어 가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진료 때는 먹고 있는 약의 이름과 평소 식사, 활동량을 알리고 현재 몸 상태에 맞는 식사와 운동의 범위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허리둘레를 재어 두었다면 그 변화도 함께 전하는 것이 좋다. 주치의가 없다면 가까운 보건소에서 상담할 곳을 안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