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이 들어 있다는 사실과 많이 먹어도 된다는 말은 다르다
지병과 복용 약이 있다면 먼저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불판 위에서 익어 가는 삼겹살은 외식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다. 그런데 기름진 고기를 앞에 두고 몸에 해롭지 않을까 망설이는 어르신도 있다. 삼겹살에는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 있어 무조건 멀리할 음식은 아니다. 다만 “보약”이라는 말이 곧 자주, 많이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비타민 B군과 단백질 든 고기, 옛 의서도 보양식으로 꼽아
삼겹살의 대표적인 영양소로는 비타민 B군과 단백질이 꼽힌다. 비타민 B군은 피로 회복과 활력 유지에 보탬이 될 수 있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기분과 관련된 호르몬을 만드는 데 필요한 영양소도 들어 있다고 한다.
기름 부분도 모두 같은 지방은 아니다. 삼겹살 지방에는 불포화지방(상온에서 잘 굳지 않는 지방)도 포함돼 있어, 적당히 먹으면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 있다. 그렇다고 기름진 부위를 넉넉히 먹어도 심혈관에 좋다는 뜻으로 넓혀 읽을 수는 없다.
돼지고기를 몸을 보하는 음식으로 여긴 전통도 있다. 동의보감에는 허약한 사람을 살찌우고 기운과 영양을 채우는 데 좋다는 취지의 기록이 있고, 본초강목에는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영양과 수분을 보충하며 근육을 튼튼하게 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고 전해진다.
옛 기록과 오늘의 건강 상태는 별개다
옛 의서의 기록은 먹거리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을 보여 주는 자료다. 이것이 지금 어르신 한 사람 한 사람의 몸에 그대로 들어맞는다는 근거와는 별개다. 같은 음식이라도 먹는 사람의 건강 상태와 먹는 방법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마시는 술도 따로 살필 대목이다. 기름진 음식과 술을 같이 먹으면 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어, 술 대신 시원한 물이나 따뜻한 차를 곁들이는 편이 권장된다. 과음한 다음 날 온몸이 쑤시는 증상을 간의 부담과 연결하는 설명도 있지만, 통증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 이것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 조심할 어르신과 가끔 즐겨도 될 어르신
특히 주의가 필요한 경우는 통풍(핏속 요산이 쌓여 관절에 심한 통증이 생기는 병), 고지혈증(핏속 지방이 지나치게 많은 상태), 지방간(간에 지방이 과하게 쌓인 상태)이 있는 어르신이다. 이런 질환이 있으면 먹는 횟수와 양을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만성질환으로 치료를 받거나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도 일반적인 조언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통적인 설명에서는 돼지고기의 성질을 찬 편으로 보기도 해, 소화 기능이 약한 어르신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지병이 없고 소화에 큰 불편이 없는 어르신이라면 삼겹살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이유는 적을 수 있다. 이 경우에도 기준은 가끔 별미로, 적당한 양을 먹는 것이다.
상추쌈과 식후 산책, 먹는 방법부터 확인
먼저 살필 것은 상차림이다. 상추, 깻잎, 양파, 마늘 같은 채소를 쌈으로 곁들이면 소화를 돕고 영양 균형을 맞추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상추가 고기를 구울 때 생길 수 있는 해로운 물질의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도 있으나, 채소를 곁들인다고 많이 먹어도 괜찮아지는 것은 아니다.
먹고 난 뒤의 움직임도 챙길 만하다. 식사 후 바로 눕기보다 집 근처를 천천히 산책하거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면 소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관절이나 심장 질환 등으로 활동에 제한이 있다면 무리하지 않는 범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진료를 앞둔 어르신이라면 삼겹살을 얼마나 자주, 어느 정도 먹어도 되는지, 복용 중인 약과 음주에 주의할 점은 없는지 주치의에게 물어볼 수 있다. 약에 관한 궁금증은 약사에게, 식사 관리에 대한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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