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자체의 영양과 과식·음주·조리법에서 오는 부담은 나눠서 봐야 한다
지병이 있거나 약을 먹는다면 주치의나 약사에게 먼저 확인이 필요하다
입맛이 떨어진 날 가족이 고기를 굽자고 하면 어르신이 먼저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있다. 삼겹살은 기름져서 몸에 나쁘다는 생각 때문이다. 다만 삼겹살을 “무조건 해로운 음식”으로만 보는 것은 흔한 오해에 가깝고, 얼마나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단백질과 비타민 B군, 나이 들수록 챙길 영양소
삼겹살에서 먼저 꼽히는 영양소는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근육을 만드는 재료로,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줄기 쉬운 어르신에게 필요한 성분이다. 입맛이 없어 식사량이 줄어든 시기에는 끼니에 고기 반찬을 곁들이는 것이 영양을 보충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비타민 B군(몸이 음식에서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돕는 비타민 묶음)도 들어 있어 활력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기분과 관련된 호르몬을 만드는 데 쓰이는 성분도 있어 가끔 먹으면 울적한 기분을 달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설명도 있다. 다만 이는 음식의 영양 성분에 관한 이야기로, 우울감이나 피로를 치료하는 효과와는 별개다.
한의학의 “보양식”과 약으로서의 효과는 다르다
한의학에서는 돼지고기를 허약한 사람을 살찌우고 부족한 기운과 진액(몸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체액)을 채우는 음식으로 여겨 왔다. 몸이 마르고 기운이 없는 어르신에게 힘을 보태고, 위장을 편안하게 하며 약해진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데 이롭다고 본 것이다.
이런 설명은 전통 의학의 관점이며, 삼겹살이 약처럼 몸을 고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일은 아니다. 같은 한의학에서도 돼지고기는 비교적 찬 성질을 가진 음식으로 분류된다. 평소 소화 기능이 약하거나 속이 냉한 어르신은 먹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보약”이라는 표현은 체질과 양을 살펴 먹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부담을 키우는 것은 술과 과식, 고온 조리
삼겹살 자리에서 특히 조심할 대목은 술이다. 기름진 음식과 술을 함께 먹으면 간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간이 근육과 힘줄을 튼튼하게 한다고 보기 때문에, 간 기능이 떨어지면 허리나 무릎이 더 쑤시고 다음 날 온몸이 뻐근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술자리 다음 날의 통증이 모두 이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어르신이라면 술을 곁들이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양도 중요하다. 영양소가 있는 음식이라 해도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소화에 부담이 되고 건강에도 좋지 않을 수 있다. 고기를 높은 온도에서 구울 때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채소를 곁들이면 이런 성분의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 있으나, 까맣게 탄 부분까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먹어도 되는 사람과 먼저 물어볼 사람
몸이 마르고 식사량이 줄어 단백질 섭취가 걱정되는 어르신이라면 적당량의 삼겹살이 끼니를 든든하게 하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반면 소화 기능이 약한 어르신은 양을 줄이고 먹은 뒤의 속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혈액 속 지방 수치에 이상이 생긴 상태), 간 질환 등으로 치료받는 어르신은 기름진 고기를 어느 정도 먹어도 되는지 진료 때 확인할 필요가 있다.
먹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고기 한 점에 상추, 깻잎, 양파, 마늘 같은 채소를 넉넉히 싸서 먹으면 비타민과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할 수 있고 소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마늘과 양파는 한의학에서 따뜻한 성질로 보기 때문에 찬 성질의 돼지고기와 잘 어울리는 재료로 꼽힌다. 술 대신 물이나 따뜻한 차를 곁들이고, 배가 부르기 전에 젓가락을 내려놓는 것이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이다.
식사 뒤에는 바로 앉거나 눕기보다 동네를 한 바퀴 가볍게 걸으면 소화에 도움이 되고 몸도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몸 상태와 먹어도 되는 양은 사람마다 다른 만큼 진료를 받을 때 주치의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음식과 함께 먹을 때 주의할 점이 있는지 주치의나 약사에게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