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이 문을 닫은 밤과 주말에 찾게 되는 편의점 상비약
가벼운 증상을 넘기는 약과 진료가 필요한 증상은 다르다
약 이름과 사용 기한, 지금 먹는 약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늦은 밤이나 주말에 갑자기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더부룩한데 동네 약국은 문을 닫은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어디서 약을 구해야 할지 막막했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다만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다고 해서 아무 약이나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편의점 판매 상비약, 11가지에서 스무 가지 가까이로

정부는 최근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약의 종류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해열 진통제(열을 내리고 통증을 줄이는 약), 소화제, 감기약, 파스 등 열한 가지로 한정돼 있었는데, 앞으로는 스무 가지 가까이로 넓어질 예정이다.

상비약은 집에 늘 준비해 두는 약으로, 가벼운 증상에 쓰는 기본 의약품을 가리킨다.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소화 불량, 가벼운 감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약국이 닫혀 있어도 가까운 곳에서 약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사기 쉬운 약과 안전하게 먹는 약은 다르다

구입이 편해졌다는 것과 복용이 안전해졌다는 것은 별개다. 편의점 진열대에는 비슷해 보이는 상비약이 여러 종류 놓여 있을 수 있어, 먼저 찾던 약이 맞는지 이름을 살피고 어떤 증상에 쓰는 약인지 설명을 다시 읽어 볼 필요가 있다. 포장에 적힌 유통기한(사용 기한)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기한이 지난 약은 효과가 떨어지거나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이 먹으면 빨리 나을 것이라는 생각도 흔한 오해다. 정해진 양보다 더 먹는다고 회복이 빨라지는 것은 아니며, 몸에 부담을 주거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약이 일으키는 원치 않는 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포장이나 설명서에 적힌 용량을 지키고, 충분한 물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물 없이 삼키면 약이 목에 걸리거나 제대로 흡수되지 않을 수 있다.

꾸준히 약 먹는 어르신은 더 살펴야

특히 주의가 필요한 쪽은 만성 질환(오래 이어지는 병)으로 혈압약이나 당뇨약 등을 꾸준히 복용하는 어르신이다. 상비약이 기존 약과 서로 나쁜 영향을 주고받거나 증상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먹는 약이 없고 증상이 가볍다면 부담이 덜할 수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설명서의 주의 사항은 읽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안전한 준비는 아프기 전에 하는 것이다. 어떤 상비약을 집에 두면 좋을지 미리 주치의에게 물어 두면 급한 순간에 당황할 일이 줄어들 수 있다. 준비 없이 급하게 약을 사야 한다면 지금 먹는 약이 무엇인지 편의점 직원에게 알리고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는 임시방편이어서, 약국이 문을 열면 약사에게 다시 확인해 보는 편이 낫다.

하루 이틀 지나도 그대로면 진료 받아야

편의점 상비약은 가벼운 감기, 소화 불량, 두통처럼 일시적인 증상을 돕기 위한 약으로, 치료를 대신하는 수단과는 거리가 있다. 급한 상황을 넘기는 용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약을 먹고 하루 이틀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심해진다면 혼자 참을 일이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가까운 병원이나 의원을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 평소 먹는 약의 이름을 적어 지갑이나 약 상자에 넣어 두면 상비약을 고를 때나 진료를 받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집에 둘 상비약의 종류와 함께 먹어도 되는 약은 주치의나 단골 약사에게 미리 물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