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할 때 귀나 머릿속에서 들리는 소리, 어르신에게 드물지 않은 이명
약해진 청각 세포와 일부 약물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
약은 임의로 끊지 말고 복용 약을 알린 뒤 진료부터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 귀 안이나 머릿속에서 “삐” 하는 소리, 물이 흐르는 듯한 “쏴”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있다. 주변에는 아무 소리도 없는데 혼자만 듣게 되는 이 증상을 이명(귀 울림)이라고 한다. 다만 나이가 들면 으레 생기니 참을 수밖에 없다거나, 먹는 약이 의심되면 일단 끊어야 한다는 생각은 오해일 수 있다.

약해진 소리 세포, 뇌가 만드는 “가짜 소리”

이명은 실제 소리가 없는데도 소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이다. 어르신에게 생각보다 흔하게 나타나며, 수면을 방해하고 마음을 답답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흔히 꼽히는 배경은 청각의 노화다. 귓속의 섬세한 소리 세포가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거나 손상될 수 있는데, 잘 들리지 않게 된 소리를 뇌가 채우려는 과정에서 “가짜 소리”가 만들어지기 쉽다는 설명이다. 즉 귀에서 실제로 소리가 나는 것과, 뇌가 없는 소리를 느끼는 것은 다르다.

약물도 살펴볼 대목이다. 일부 항생제나 약물 성분은 소리 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결핵처럼 강한 약을 써야 하는 질환으로 치료 중인 어르신은 이명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다만 약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과 지금 겪는 이명의 원인이 그 약이라는 것은 별개다. 원인은 진료를 거쳐야 가릴 수 있다.

약 중단과 보청기, 혼자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

이명이 들린다고 복용 중인 약을 임의로 끊거나 양을 줄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치료 중인 질환에 쓰는 약을 혼자 조절하면 치료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이 걱정된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안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순서다.

보청기를 둘러싼 오해도 있다. 이명이 심할 때만 잠깐 꼈다가 나아지면 벗어도 된다고 여기기 쉽지만, 보청기는 일시적으로 쓰는 도구라기보다 뇌를 훈련하는 도구에 가깝다. 잘 들리지 않는 소리를 보청기가 보완하면 뇌가 가짜 소리를 만들어 낼 필요가 줄어든다는 원리다.

전문가들은 효과를 보려면 최소 3~6개월 이상, 깨어 있는 동안 꾸준히 착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꼈다 벗었다를 되풀이하면 뇌가 혼란을 겪어 이명을 오히려 더 크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잔잔한 자연의 소리나 백색 소음(여러 높낮이가 고르게 섞인 잔잔한 소리)을 들려줘 이명에 신경을 덜 쓰게 돕는 제품도 나와 있으나, 이런 기능이 이명 자체를 없애는 것과는 다르다.

누가 먼저 진료를 받아야 하나, 생활 습관의 역할은

이명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일상이 불편한 어르신, 강한 약을 오래 복용하는 어르신은 진료를 미루지 않을 필요가 있다. 장기간 약을 써야 하는 경우라면 복용 전후의 정밀 청력 검사와 치료 중의 주기적인 귀 상태 확인이 권장된다. 약이 몸 밖으로 잘 빠져나가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신장(콩팥) 기능을 함께 살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보청기 역시 모든 이명 환자에게 같은 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부분을 보완하는 원리인 만큼, 착용을 고려한다면 전문의와 상담한 뒤 사용 여부와 방법을 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생활 습관은 치료를 대신하지는 못하지만 불편을 덜어 줄 수 있다. 큰 소리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가벼운 산책이나 취미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리며, 잠과 휴식을 충분히 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몸이 피곤하면 이명이 더 신경 쓰일 수 있어서다. 잠이 오지 않을 때 따뜻한 우유 한 잔이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곁들이는 어르신도 있다.

추위도 챙길 부분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해 귀 주변의 혈액순환이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 있어, 겨울철에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진료 전 챙기고 의사에게 물어볼 것

이명이 이어지면 먼저 주치의나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때 지금 복용하는 약을 빠짐없이 알려야 하며, 소리가 언제 어떻게 들리는지, 잠과 일상에 얼마나 지장을 주는지도 함께 전하면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진료실에서는 이명의 원인이 무엇으로 보이는지, 복용 중인 약과 관련이 있는지, 청력 검사가 필요한지, 언제 다시 검사할지, 보청기가 맞는 경우인지를 물어볼 수 있다. 복용 약에 대한 궁금증은 약을 조절하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에게 먼저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