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증상을 잠시 덜어 주는 약일 뿐 치료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설명서와 복용 중인 약을 확인하고 증상이 이어지면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늦은 밤 갑자기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더부룩한데 문을 연 약국이 보이지 않는 때가 있다. 쉬는 날도 사정은 비슷해서, 이럴 때 가까운 편의점에 놓인 안전상비약(의사 처방 없이 가벼운 증상에 대비해 쓰는 약)이 먼저 떠오를 수 있다. 다만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다는 점이 누구에게나 아무 걱정 없이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해열 진통제·소화제·감기약···가벼운 증상에 대비한 약
안전상비약은 갑작스러운 통증, 소화 불량, 가벼운 감기 증상처럼 비교적 가벼운 불편에 대비해 집에 두고 쓸 수 있는 약을 가리킨다. 현재 편의점에서는 해열 진통제와 소화제, 간단한 감기약 몇 가지를 구할 수 있다. 약국까지 가기 어려운 시간대에 당장의 불편을 덜어 주는 것이 이 약들의 역할이다.
정부가 편의점에서 파는 약의 종류를 더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품목이 늘어나면 밤이나 주말에 약을 구하기는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그만큼 약을 고르고 먹는 과정에서 스스로 확인해야 할 몫도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증상을 덜어 주는 것과 병을 치료하는 것은 다르다
편의점 약에 대해 가장 먼저 구분할 점은 임시 완화와 치료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이 약들은 가벼운 증상을 잠시 누그러뜨리는 데 쓰는 것으로, 급한 불을 끄는 정도의 역할에 가깝다. 약을 먹고 잠시 편해졌다고 해서 원인까지 해결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약을 먹은 뒤에도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더 아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때 괜찮아지겠지 하며 미루다 보면 병을 키울 수 있으므로, 시간을 끌지 말고 가까운 병원이나 약국에서 의사나 약사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편의점 약은 전문가를 만나기 전까지의 임시방편이며, 진료를 대신하는 수단과는 별개다.
매일 드시는 약이 있다면 더 살펴야
가장 주의가 필요한 경우는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날마다 꾸준히 약을 드시는 어르신이다. 편의점에서 산 약이라도 평소 드시는 약과 함께 먹으면 서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를 약물 상호작용(함께 먹은 약끼리 효과나 부작용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라고 한다.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약이라고 해서 이런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복용 중인 약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편의점 약을 사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에게 함께 먹어도 되는지 물어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꼽힌다. 처방약을 드시는 중에 몸에 평소와 다른 변화가 나타났을 때도 혼자 판단하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할 필요가 있다. 반면 평소 복용하는 약이 없고 증상이 가벼운 경우라면 설명서대로 잠시 사용해 볼 수 있으나, 이때도 증상의 경과는 지켜봐야 한다.
약 이름·효능·복용법·유통기한부터 확인
약을 고를 때는 번거롭더라도 약 봉투나 설명서에서 이름과 효능, 복용 방법을 먼저 살펴보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특히 한 번에 몇 알을 먹는지, 언제 먹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고,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는지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집에 미리 사 둔 약이라면 기한을 한 번 더 살펴보는 것이 좋다.
글씨가 작아 읽기 어렵다면 돋보기를 쓰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아 내용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설명서를 읽고도 궁금한 점이 남거나 복용 중인 약과의 관계가 걱정된다면 가까운 약국이나 병원에 문의해 전문가의 설명을 듣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다니는 병원의 주치의나 단골 약국의 약사에게 드시는 약을 미리 알려 두고, 편의점 약을 함께 먹어도 되는지 물어 두면 밤늦게 아플 때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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