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과 손가락 마디의 통증, 매일 먹는 음식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염증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과 치료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먹는 약이 있다면 식단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한다

아침에 눈을 떠 몸을 일으킬 때 무릎이 쑤시고 손가락 마디가 뻣뻣해 하루를 힘겹게 시작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나이가 들며 관절이 불편해지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매일 이어지는 통증은 일상을 지치게 한다. 이럴 때 밥상을 바꾸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을까. 다만 어떤 음식을 먹는다고 관절 통증이 사라진다고 기대하는 것은 흔한 오해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음식들

관절을 더 쑤시고 아프게 만드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몸속 염증이 꼽힌다. 그래서 식단 관리에서는 염증 반응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을 챙기는 일이 자주 거론된다. 가까운 시장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에도 이런 성분이 들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등어, 참치, 삼치, 꽁치 같은 등 푸른 생선이다. 이들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의 하나)은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혈관과 심장 건강에도 이롭다고 알려져 있어,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밥상에 올리는 방법이 권해진다.

블루베리, 복분자, 토마토, 시금치, 브로콜리처럼 색이 진한 과일과 채소에는 항산화제(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줄이는 성분)가 풍부하다. 이 성분은 염증으로부터 관절 세포를 보호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고, 비타민 C도 항산화 작용을 돕는다. 한 가지만 많이 먹기보다 여러 색깔을 고루 먹는 쪽이 권해지는 이유다.

현미, 보리, 귀리 같은 통곡물에는 셀레늄(몸에 소량 필요한 무기질)과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셀레늄은 몸속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으로 소개되고, 식이섬유는 소화를 돕고 포만감을 주어 건강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몸무게가 알맞게 유지되면 그만큼 관절이 받는 부담도 덜 수 있다. 올리브오일에 든 올레오칸탈(올리브오일 특유의 식물 성분) 역시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도움이 되는 음식과 치료는 다르다

이런 음식의 효과는 어디까지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수준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식단 관리와 병원 치료는 별개이며, 약을 먹거나 치료를 받는 어르신이라면 식사는 그 위에 더하는 생활 관리로 보는 편이 맞다. 통증이 있다고 음식만 믿고 치료를 미루거나 약을 임의로 줄이는 일은 피해야 한다.

무엇을 더 먹느냐만큼 무엇을 줄이느냐도 중요하다. 튀기거나 기름에 볶는 요리는 염증을 부추길 수 있어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설탕이 많이 든 과자와 음료수, 가공식품도 관절 건강에는 이롭지 않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좋은 음식을 곁들이면서 이런 음식을 그대로 먹는다면 기대만큼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누구에게나 같은 식단이 맞는 것은 아니다

아침 관절 뻣뻣함이나 쑤심을 겪으면서 평소 튀긴 음식과 흰쌀밥 위주로 먹어 온 어르신이라면 식단을 조금씩 바꿔 볼 만하다. 관절이 아직 크게 불편하지 않은 경우에도 건강한 몸무게를 지키는 식사 습관은 관절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반면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나 불편함을 느끼는 어르신은 바로 따라 하기보다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건강 상태에 따라 알맞은 식단은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에게 좋았던 음식이 자신에게도 같은 결과를 낸다고 볼 수는 없다.

밥상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부터 확인

생선은 구이, 조림, 찜으로 돌려 가며 조리하면 질리지 않게 이어 갈 수 있다. 비린내가 싫다면 생선 통조림을 쓰거나 오메가-3가 풍부한 들기름을 나물에 넣는 방법도 있다. 끼니마다 시금치, 토마토, 당근처럼 색이 다른 채소를 넉넉히 곁들이고, 간식으로는 베리류나 사과, 제철 과일을 고르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밥은 흰쌀에 현미, 보리, 콩을 조금씩 섞다가 차츰 양을 늘리면 입맛이 적응하기 쉽다. 가끔 먹는 빵이나 면도 통밀이나 통곡물로 만든 것을 고르면 좋다. 샐러드 드레싱이나 나물 무침에는 올리브오일이나 들기름을 쓰는 방법이 있다.

식단을 바꾸기 전에는 지금 먹는 약과 평소 불편했던 음식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진료 때 이 내용을 주치의에게 보여 주며 어떤 음식을 늘리고 줄여도 되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약과 음식의 관계가 궁금하면 약을 받는 약국의 약사에게 물어보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