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습관은 몸을 받쳐 주는 기초일 뿐 약이나 치료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수면·활동·마음 습관을 점검하고 복용 약과 새 운동은 주치의와 상의한다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환절기가 되면 몸에 좋다는 보약부터 떠올리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 씨는 “65세가 되도록 입원 한 번 안 해봤다”며 자신의 건강 비결로 규칙적인 생활을 꼽았다. 다만 습관만 잘 지키면 병을 막거나 약을 끊을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달라졌다는 진단
함 전문의는 요즘 젊은 층에서도 면역력이 약해져 대상포진(몸속에 숨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해 물집과 통증을 일으키는 병) 같은 병을 앓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면역력은 병원체나 이상 세포로부터 몸을 지키는 힘을 말한다.
그가 짚은 변화는 몸이 약해지는 이유다. 예전에는 제대로 먹지 못해 몸이 허약해지는 일이 많았다면, 요즘은 잠과 운동이 모자라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먹을 것이 넉넉해진 시대일수록 무엇을 더 먹을지보다 얼마나 자고 움직이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로 읽힌다.
그는 비싼 보약이나 특별한 백신을 찾아다니는 것보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아 주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만 배는” 더 이롭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같은 감기 바이러스는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몸 스스로 지키는 힘이 가장 좋은 방패가 된다는 설명이다.
한 전문의의 경험과 모두에게 맞는 처방은 다르다
이 조언은 전문의 개인의 경험과 견해에 바탕을 둔 것으로, “만 배”라는 표현도 측정한 수치가 아니라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입원 경험이 없었다는 사실과 규칙적인 생활의 효과를 곧바로 원인과 결과로 묶을 수도 없다. 건강에는 나이와 체질, 앓고 있는 병 등 여러 조건이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습관과 치료도 구분해야 한다. 좋은 생활 습관은 약의 효과를 돕는 바탕이 될 수 있지만 치료제 자체는 아니다. 예방접종이 필요한지도 습관과는 별개의 문제로, 비싼 보약을 멀리하라는 말을 접종이 필요 없다는 뜻으로 넓혀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접종 여부는 주치의나 보건소에 물어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잠·움직임·마음, 일상에서 살펴볼 세 가지
먼저 잠이다. 잠은 몸이 쉬고 회복하는 시간이므로 되도록 정해진 시각에 눕고 일어나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잠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거나 카페인 없는 허브차, 우유처럼 따뜻한 음료를 한 잔 마시면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좋다. 낮잠이 길어지면 밤잠을 설칠 수 있어 30분 이내로 짧게 자는 편이 낫다.
움직임은 무리한 운동보다 꾸준함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가벼운 산책, 집 안에서 하는 맨손 체조와 스트레칭 정도로도 시작할 수 있다. 공원을 한 바퀴 돌거나 시장까지 일부러 걸어가는 식으로 일상 속 활동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방법도 있다.
마음 관리도 빠뜨리기 어렵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약하게 만들 수 있어 독서, 그림 그리기, 뜨개질, 음악 감상 같은 취미나 친구, 가족과 나누는 대화가 긴장을 푸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억지로 애쓰기보다 스스로 즐거운 일을 찾는 것이 오래 이어 가기 쉽다.
약 복용 중이거나 운동을 새로 시작한다면 먼저 확인
이런 습관은 대체로 평소 건강한 어르신이 일상을 점검하는 기준으로 삼기 좋다. 반면 지병이 있어 약을 복용하는 어르신은 습관을 바꿨다고 해서 약을 임의로 끊거나 용량을 조절해서는 안 된다.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들더라도 약 조절은 처방한 의사와 상의해 결정할 일이다.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거나 활동량을 늘리려는 어르신도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인지 주치의에게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복용 약에 관해 궁금한 점은 주치의나 약사에게 묻고, 잠을 충분히 자려 해도 잘 안 되거나 몸 상태가 달라졌다고 느낄 때도 진료를 받아 원인을 살피는 것이 안전하다. 습관 점검은 이번 주 취침 시각과 하루 걷는 시간을 적어 보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고, 그 기록을 진료 때 주치의에게 보여 주고 상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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