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어지는 체질 자체와 술이 콩팥에 주는 부담은 따로 볼 필요가 있다
콩팥이 약하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음주 습관부터 주치의와 확인할 일이다
명절이나 모임 자리에서 술 한 잔에 얼굴이 금세 달아오르면 “콩팥(신장)에 나쁜 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최근 연구에서는 얼굴이 붉어지는 유전적 특징 자체가 콩팥병을 직접 일으키는 원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이 결과가 곧 “술을 마셔도 콩팥은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얼굴이 붉어지는 이유는 분해 효소 부족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지는 현상은 아세트알데히드(알코올이 몸에서 분해될 때 생기는 독성 물질)와 관련이 있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면 이 물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얼굴빛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런 효소 부족은 타고나는 유전적 특징으로 설명된다. 나이가 들어 새로 생긴 증상이나 콩팥이 나빠졌다는 신호로 곧바로 해석할 근거는 아니라는 뜻이다. 술자리에서 붉어진 얼굴만 보고 콩팥 상태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붉어지는 체질과 술의 부담은 다르다
연구가 짚은 것은 유전적 특징과 만성 신장질환(콩팥 기능이 오랜 기간에 걸쳐 떨어지는 병)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 관계다. 체질 때문에 콩팥병이 생긴다고 지나치게 염려할 까닭은 크지 않다는 해석이 여기서 나온다.
그러나 술 자체가 콩팥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점은 이와는 별개다.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콩팥이 안전하다고 볼 수 없고, 붉어지는 사람이 술을 마셔도 된다는 근거가 되는 것도 아니다. 체질 여부와 관계없이 음주량과 전반적인 건강 관리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콩팥이 이미 약한 어르신은 더 조심해야
연구팀은 단서도 달았다. 이미 콩팥 건강이 좋지 않은 어르신이라면 염증이나 손상이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콩팥이 건강한 사람과 콩팥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같은 결론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복용하는 어르신도 특히 주의가 요구된다. 새로운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더할 때는 먼저 주치의에게 괜찮은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반면 평소 검진에서 콩팥 이상을 지적받은 적이 없는 어르신이라면 붉어지는 얼굴 자체보다 마시는 양을 살피는 쪽이 현실적이다.
음주량과 물, 식단, 정기 검진부터 확인
일상에서 먼저 점검할 것은 술과 물이다. 술은 적게 마시고, 콩팥이 노폐물을 잘 걸러낼 수 있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주치의에게 수분 섭취 제한을 안내받은 어르신은 그 지침을 따르는 것이 우선이다.
생활 습관도 함께 돌아볼 만하다.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 같은 규칙적인 운동은 혈액순환에 좋고, 짜지 않은 식단은 콩팥의 부담을 줄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먹는 것도 권장되지만, 콩팥 질환으로 식사 지도를 받고 있다면 담당 의료진의 안내에 맞출 필요가 있다.
콩팥병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침묵의 장기”라는 말과 함께 거론된다. 몸에 불편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기 어려운 만큼 해마다 정기 건강검진으로 콩팥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검사에서 이상이 나오면 미루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하고, 복용 중인 약과 음주에 관한 궁금증은 주치의나 약사에게 물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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