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이 일으키는 식중독과 급하게 먹고 마셔서 생기는 탈은 원인이 다르다
바로 먹고 냉장 보관하되, 만성질환이 있으면 수분 섭취법을 주치의에게 먼저 확인
푹푹 찌는 날이면 시원한 물 한 잔, 차갑게 썬 수박 한 조각, 입맛을 돋우는 회 한 접시가 먼저 떠오른다. 더위를 달래 주는 음식이지만,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어르신에게는 생각지 못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시원하면 몸에 좋다”거나 “더울수록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생각은 흔한 오해다. 음식의 종류뿐 아니라 보관 방법과 먹는 속도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덥고 습한 계절, 상하기 쉬운 음식은 따로 있다
여름은 기온과 습도가 높아 식중독(상한 음식 속 세균이나 독소 때문에 생기는 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늘어나기 좋은 계절이다. 김밥은 속 재료가 많아 상하기 쉽고, 잘라 둔 수박도 랩만 씌워 두면 세균이 금세 불어날 수 있다. 이런 음식을 먹은 뒤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토하고 설사를 한다면 식중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생선회, 해산물, 생닭 같은 날음식도 마찬가지로 조심할 대상이다. 해산물에 있을 수 있는 위험한 세균은 어르신, 특히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생닭은 먹을 때만이 아니라 손질할 때도 주의가 따른다. 씻는 과정에서 튄 물방울이 다른 식재료를 오염시켜 배앓이로 이어지는 일도 있다.
실온에 오래 둔 볶음밥이나 파스타도 눈여겨볼 음식이다. 밥과 면 같은 탄수화물 음식에서는 바실러스 세레우스균(독소를 만들어 내는 세균의 하나)이 잘 번식한다. 이 균이 만든 독소는 다시 뜨겁게 데워도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먹은 지 몇 시간 만에 심한 구토를 일으킬 수 있다. “데웠으니 괜찮다”는 판단과 실제 안전은 별개인 셈이다.
많이 마시기와 나눠 마시기는 다르다
물도 마시는 방법에 따라 탈이 날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린 뒤 맹물만 급하게 들이켜면 몸속 소금기가 지나치게 옅어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메스꺼워지고, 심하면 의식이 흐려지거나 발작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물을 줄이라는 뜻은 아니며, 수분 보충의 필요성과 한꺼번에 마시는 습관의 위험은 나눠서 볼 문제다.
권할 만한 방식은 수시로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다. 맹물만 고집하기보다 미지근한 보리차나 끓여 식힌 물을 곁들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식사 중에도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권장된다.
아이스커피나 빙수도 비슷하다. 찬 음식을 갑자기 많이 먹으면 위장이 차가워지고 소화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져 급성 복통이나 심한 체기가 올 수 있다. 찬 음식을 아예 끊으라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로, 너무 차갑지 않게 해서 천천히 먹는 쪽이 부담을 덜 수 있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약을 먹는 어르신은 더 살펴야 한다
특히 주의가 필요한 쪽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어르신이다. 날생선과 날고기는 누구에게나 충분히 익혀 먹는 편이 안전하지만, 만성질환이 있다면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옅은 이온 음료가 도움이 될 수 있어도,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지병이 없는 어르신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음식 보관과 조리 후 처리 원칙은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어떤 음료를 얼마나 마셔도 되는지는 병과 복용 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일반적인 안내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먹기 전 보관부터 확인하고 주치의에게 물어야
실천의 첫걸음은 보관 확인이다. 김밥은 산 직후, 수박은 자른 직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남은 음식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 뒤 되도록 빨리 먹을 필요가 있다. 볶음밥과 파스타도 조리 후 실온에 오래 두지 말고 곧바로 먹거나 냉장고에 넣어 두는 것이 좋다.
몸에 이상이 나타나면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구토와 설사가 심하거나 물을 마신 뒤 의식이 흐려지는 등의 증상이 보이면 곧바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여름철 음식과 수분을 어떻게 챙겨야 할지, 이온 음료를 마셔도 되는지를 주치의에게 물어 두는 것이 안전하다. 복용 약과 음료의 관계가 궁금할 때는 약사에게, 생활 속 건강 관리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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