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고혈압·고지혈증은 수치를 넘어 혈관 건강과 맞닿은 문제
건강기능식품은 처방약을 대신할 수 없고 도움 여부도 별개로 따져야
새 영양제를 먹기 전 복용 약 목록을 들고 주치의나 약사에게 확인

아침저녁으로 당뇨약, 혈압약, 고지혈증약을 챙겨 먹으면서 혈관에 좋다는 영양제까지 더할지 고민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약만 잘 먹으면 혈관 관리가 끝나는 것인지, 영양제를 보태면 더 나은 것인지가 흔한 물음이다. 다만 혈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성분이 곧 약을 대신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수치 하나가 아니라 혈관의 문제

대사증후군은 뱃살이 늘어나고 혈압과 혈당이 다소 높으며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좋지 않은 상태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가리킨다. 어르신이 많이 앓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도 대사증후군과 관련이 깊은 질환으로 꼽힌다.

이들 질환은 검사표의 수치만으로 끝나지 않고 몸속 혈관 상태와 깊이 얽혀 있다. 전문가들은 대사증후군을 오래 내버려 두면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혈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관리의 중요한 목표를 혈관을 지키는 데 두는 이유다.

처방약 복용과 함께 거론되는 것이 만성 염증(몸속에서 낮은 수준으로 오래 이어지는 염증)을 줄이는 일이다. 불필요한 염증을 줄이면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과 약을 대신한다는 것은 다르다

최근 연구에서 자주 언급되는 성분은 커큐민(강황에 들어 있는 성분)과 오메가3(등푸른생선에 많은 지방산)다. 두 성분이 혈관 건강 유지와 만성 염증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이는 도움 가능성을 말하는 것일 뿐이고, 질환 치료 효과와는 별개다.

제품을 고를 때 살필 점도 있다. 커큐민은 몸에 잘 흡수되는 형태로 만든 제품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오메가3는 변질될 수 있어 믿을 만한 제품인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어디까지나 약을 대신할 수 없으며, 처방약을 꾸준히 먹는 것이 먼저다.

기본이 되는 생활 습관도 영양제로 대체되지 않는다. 음식을 싱겁게 먹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챙기는 식단,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매일 하는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이 혈관을 지키는 바탕으로 꼽힌다.

상담이 먼저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가장 먼저 상담이 필요한 쪽은 지금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이다. 먹는 약이 많거나 만성질환이 있다면 영양제를 스스로 판단해 더하기보다 주치의나 약사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것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을 먹지 않는 어르신이라고 해서 관리에서 빠지는 것은 아니다. 당장 진단받은 병이 없더라도 몸의 변화를 미리 알아차리려면 정기 건강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뱃살이 늘었거나 혈압, 혈당이 조금씩 오른다면 영양제를 찾기에 앞서 검진 결과부터 살피는 편이 순서에 맞다.

진료실에서 확인하고 물을 것

진료 전에는 지금 먹는 약과 관심 있는 영양제의 이름을 적어 두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상담에서는 이 영양제를 지금 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 현재 건강 상태에 필요한 것인지, 어떤 원료의 제품을 살펴야 하는지를 물어볼 수 있다.

건강검진을 받은 뒤에는 결과지를 들고 주치의와 상담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식단과 몸 움직임을 하나씩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이다. 복용 약과 영양제에 관한 궁금한 점은 주치의나 단골 약사에게, 건강검진 안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